읍·면 우체국에서 마스크 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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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보다 확진자 경로가 더 무섭다.”

코로나 19의 감염이 확산되면서 시중에 떠도는 말이다. 치사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코로나19 감염 그 자체보다 감염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더 견디기 어렵다는 얘기일 것이다. 일단 확진자가 다녀간 장소로 확인되면 모두 폐쇄됐다. 병원응급실, 음식점은 물론 백화점과 대형마트, 대형 공장도 예외없이 폐쇄명령에 따라야 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2월 21일 대구의 한 마트에서 사람들이 줄지어 마스크를 사고 있다. / 우철훈 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2월 21일 대구의 한 마트에서 사람들이 줄지어 마스크를 사고 있다. / 우철훈 기자

집단감염 사례가 늘어났다. 26일 오전 9시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1146명에 달했다. 11명이 사망했다. 감염자와 사망자가 늘어갈 수록 코로나19 감염 공포는 더 커지고 있다. 사람은 두려움을 느끼면 본능적으로 자기를 보호한다. 가장 간편한 방법이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다. 특히 마스크 착용은 감염방지 역할만하는 게 아니다. 혹시 자신도 모르게 감염시킬 수 있는 전파력을 현저히 떨어뜨리다. 감염의 피해자가 가해의 감염자가 되는 방어벽이라는 얘기다.

그런데 코로라 19 확산되면서 확진자 경로보다 더 무서운 게 등장했다. 마스크를 착용 않은 채 거리를 확보하는 이들이다. 마스크 않은 사람이 ‘무개념 인간’로 눈총을 받는다. 그런 손가락질이 무색해졌다. 웃돈을 주고도 마스크를 살 수 없는 품귀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당연히 마스크가 사라지면서 감염공포를 더 커졌다.

마스크는 공포의 시대에 생활필수품이 됐다. 값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100개 들이 한 박스에 6000~8000원이면 사던 게 4만~5만원을 줘도 살 수 없다. 필자도 최근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약국과 대형슈퍼마켓를 돌았다. 헛수고였다. ‘마스크가 다 팔렸습니다’라는 안내문만 읽고 발걸음을 돌렸다.

이런 와중에 마스크 중간업자의 매점매석이 보도됐다. 일부 지자체에서 중국에 대량의 마스크를 보낸 사실도 드러났다. 정부의 무능한 수급관리를 지적하는 언론도 있었다. 하루 1200만장이 생산되는 마스크의 행방을 알게 된 국민은 분노했다. 그 분노는 두려움만큼이나 크다. 어쩌면 그 분노는 빨리 감염공포에서 벗어나고 싶은 기대감의 다른 표현일지도 모른다.

그 기대에 완전히 부응하기는 어렵게지만 다소 마스크대란에 숨통이 틔일지 모르겠다. 우정사업본부가 지난 2월 27일부터 ‘보건용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다. 우선 코로나19 특별관리지역인 대구·청도지역의 89개 우체국을 통해 15만개를 판매했다. 이튿날부터 고령자 등 마스크 공급여건이 취약한 전국 읍·면 소재 1317개 우체국에서 판매가 시작됐다. 공급량도 점차 늘려가고 있다. 2월27일 15만장에서 28일 55만장, 3월2일 65만장, 3월3일 70만장을 판매한다. 우정사업본부는 보건용 마스크 공급물량 확대로 수급이 안정되면 우체국쇼핑 온라인(www.epost.go.kr) 판매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런 조치는 지난 2월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마스크 생산량의 50%를 공적 판매처로 출고하도록 하는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조정조치’를 발표에 따른 것이다. 식약처 조치로 이날부터 마스크 판매업자의 수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마스크 생산업자는 당일 생산량의 50% 이상을 우본, 농협중앙회 및 하나로마트, 공영홈쇼핑 및 중소기업유통센터 등 공적 판매처로 출고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2월26일 우체국 홈페이지에 “공급 물량 확보를 위해 현재 제조업체와 협의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물량을 확보해 3월 초순경 판매할 예정”이라는 공지문을 띄웠다.

<김경은 기획위원 jj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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