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보다 먼저 전염병 경고한 블루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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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는 주로 우한 폐렴이라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가장 먼저 알린 건 전염병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블루닷(BlueDot)이다. 블루닷이 지난해 12월 3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경고한 반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월 6일, 세계보건기구(WHO)는 1월 9일 확산을 경고했다.

블루닷 익스플로러/블루닷

블루닷 익스플로러/블루닷

2008년 설립된 블루닷은 캐나다의 대표적인 AI 기반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다. 의료 전문 지식 및 고급 데이터 분석 기술과 AI 기술을 결합해 전염병을 추적하고 예측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블루닷은 특히 전염병과 관련된 글로벌 조기 경보 시스템을 핵심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100여 개 이상의 데이터세트(Dataset)와 자체 개발한 AI 알고리즘을 이용하고 있다. 데이터세트란 분석을 위해 준비된 데이터 집합이다.

블루닷의 AI 시스템은 크게 두 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나는 블루닷 인사이트(Insights) 서비스다. 의료기관과 정부기관을 위해 거의 실시간으로 전 세계 전염병 위험을 추적하고 미리 경고한다. 블루닷 인사이트는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경고 이전에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지카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할 것을 6개월 전에 예측한 바 있다. 지카바이러스는 모기에 의해 전염되며 신경계 질환을 유발해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임산부가 감염되면 소두증 신생아를 낳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블루닷이 제공하는 또 하나의 서비스는 블루닷 익스플로러(Explorer)다. 이는 다양한 데이터세트를 통합하는 클라우드 기반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플랫폼이다. 전염병은 세계 각국의 지역적·사회적인 각종 속성에 의해 영향을 받는데, 블루닷은 사용자가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매일 60개 이상의 언어로 된 1만여 개의 각종 소스로부터 정보를 취합한다. 연간 40억 건에 달하는 항공권 이용 정보, 국가별 인구 밀도, 실시간 기후 정보, 곤충과 가축 정보 등이 포함되며 각종 데이터 분석 도구도 제공한다.

블루닷의 시스템은 사용자가 위험 평가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계층화하고 시각화해서 보여준다. 블루닷은 자사의 시스템을 사용함으로써 미리 전염병에 대비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정부 및 의료기관의 평판 저하를 막고 법적 책임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블루닷은 10여 년 간의 과학적 연구 결과를 세계 유명 저널에 공개하기도 했다. 현재 블루닷의 시스템은 캐나다·싱가포르 등 세계 12개국의 정부기관 및 의료기관에서 사용하고 있다.

블루닷의 창업자이자 의사인 캄란 칸 박사는 “정부가 신속하고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블루닷은 기존의 감시 방법으로는 효과적인 전염병 감시가 어렵기 때문에 프로세스를 완전히 바꾸고, AI 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블루닷이 제시하는 프로세스와 기술이 해결책인가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국제화되고 빈번한 이동이 발생하는 현시대에 맞는 새로운 감시 체계와 대응 솔루션이 필요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류한석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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