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 100명 중 1명 이상이 불면증 치료를 받고 있으며, 해마다 그 수가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잠은 낮 동안 소모되고 손상된 부분, 특히 중추신경계를 회복시켜 준다. 잠자는 동안 성장호르몬을 분비시켜 성장을 돕는다. 자면서 낮 동안의 생존 기능과 본능적 보존 기능이 잘 발휘되도록 준비한다. 자는 동안 해마를 재활성시켜서 학습된 정보를 재정리하고 장기기억으로 저장하는 기능도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불면증이란 잠들고자 하는데도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깊이 잠들지 못하고, 잠들어도 그 양과 질을 유지하는 데 현저한 지장이 생기는 증상을 말한다. 여기에는 크게 입면장애, 수면유지장애, 조기각성장애, 주관적 불면증이 포함된다.
입면장애는 잠들 때까지 30분 이상 걸리는 경우를 말하고, 수면유지장애는 하룻밤에 5회 이상 깨거나, 깨어 있는 상태가 30분 이상 되는 경우다. 조기각성장애란 전체 수면이 6시간 이하이면서 잠이 깬 후 다시 잠들기 어려운 경우를 말하고, 주관적 불면증은 양적으로는 충분히 잤지만 숙면을 취하지 못해 낮에 자꾸 졸리고 피로를 느끼게 되는 경우다.
불면증은 크게 일차성인 원발성 불면증과 이차성인 속발성 불면증으로 나눌 수 있다. 일차성은 뚜렷한 신체적·정신과적 원인이나 물질의 생리적 영향과 관련이 없는 불면증이고, 이차성은 그 이외의 불면증을 가리킨다. 일차성 불면증에는 정신·생리적 불면증, 주관적 불면증, 특발성 불면증 등이 포함된다. 정신·생리적 불면증은 전체 불면증 가운데 과반을 차지하는데, 심리적인 원인으로 인해 각성 수준이 높아져 생긴다. 주관적 불면증은 검사상 수면 효율성에는 이상이 없음에도 잠을 잘 자지 못한다고 호소하는 경우다. 특발성 불면증은 아동기에 발병해 평생 지속되는 경우다. 수면 각성체계를 통제하는 신경학적 문제가 있는 경우로, 흔히 ADHD(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나 난독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차성 불면증에서는 우선 정신과적 장애로 인한 불면증이 있는데, 주로 우울증이나 범불안장애에서 많이 나타난다. 그밖에도 의학적 요인으로 인한 불면증, 알코올이나 약물로 인한 불면증, 소음이나 빛·온도·습도 등으로 인한 부적절한 침실환경이 원인인 불면증도 있다.
<글·휴한의원 대전점 손성훈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