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판매왕 새별백화점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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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백화점은 대체 ㄷㄷㄷ.”

10월 중순, ‘의외로 돈 주고 살 수 있는 물건’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에 달린 댓글이다. 여기서 ‘그 의외의 물건’이란 경찰 진압방패.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다소 비싼 감은 있다. 최저 15만원에서 최대 300만원에 이른다. 그런데 정작 누리꾼의 눈길을 끈 건 오픈마켓에 이 물건을 내놓은 업체다. 새별백화점. ‘샛별’ 아니다.

‘온라인 판매왕’ 새별백화점의 상품 소개 문구 / 새별백화점 홈페이지

‘온라인 판매왕’ 새별백화점의 상품 소개 문구 / 새별백화점 홈페이지

저 업체가 파는 물건들을 검색해보면 경이롭다. 본인들 주장으로 약 20만종의 물품을 취급한다. 더 찾아보니, 이 업체의 정체에 대한 의문이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업체가 온라인쇼핑몰에 내놓은 황실원목가구는 1억9950만원. 회장님 집무실, 호텔 스위트룸용이라는 부연설명 문구가 눈에 띈다. 그리고 이어 붙은 소개글. “너무 싼 가격에 놀라셨죠? 판매왕의 비결입니다.” “100% FACTORY PRICE(공장가격)”

이 업체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다. 정체에 대해 의구심을 더한 것은 업체 홈페이지와 한 극우성향 언론 도메인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새별백화점은 태극기부대 틀딱 머니의 공급처? 하나씩 알아보자.

회사 대표 최도식씨(50)와 연락이 닿았다. 예상과 달리 노인은 아니었다. 100여만원에 내놓은 진압방패는 문의전화만 오고 실제로 거래된 경우는 없다고 했다. 원목가구 등은? 서울 서초동에 있다는 회사 사무실에 다 쌓아놓긴 힘들 텐데? “아, 지금은 회사가 거기에 없어요. 제가 사업을 하다 망해서, 솔직히 포털이나 알리바바도 제가 따라잡으려고 했는데 중간에 캐시플로가 무너져서….” 20만종의 물건을 올려놨지만 물류나 가격 책정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서는 ‘영업비밀’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 치자. 특정 극우 언론매체와 관련성은? “그 도메인을 사려고 하긴 했는데, 누가 이미 선점했더라고요.”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화제는 다시 최 대표의 최근 사업 이야기로 넘어간다. 듣다보면 기구한 사연의 퍼레이드다. 아무튼 오늘의 결론이다. ‘온라인 판매왕’ 새별백화점이 내놓은 물건들은 태극기부대 ‘틀딱 머니’와 무관하다고 한다. 끝.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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