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이 있으면 신체활동이 줄어들고, 신체활동이 줄어들면 우울증 증상이 생기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복잡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다양한 정신장애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유명 연예인을 비롯해 정치인, 사업가, 주부 및 학생에 이르기까지 자살률이 급증하고 있다. 자살예방센터의 통계를 보면 2017년 자살 사망자 수는 1만2463명이고 하루 평균 34.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관계 부적응, 실직, 빈곤, 외로움 등이 주원인이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자살을 택하는 시점에는 정신적으로 매우 나약해진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정신적 장애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신장애의 대표적인 유형으로 널리 알려진 것은 외상후 스트레스(PTSD) 장애와 공황 장애, 우울증 등이다. 특히 우울증은 현대인들에게 가장 많은 정신적인 장애다. 최근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성인 70만명 이상이 우울증 증세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울증 환자의 15%가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 환자의 자살 예방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점에 있다. 이러한 우울증의 치료로 세로토닌 신경계 기능 증가를 위한 약물 및 인지행동 치료, 대인관계 개선, 운동 치료 등 다양한 심리 치료기법이 시행되고 있다.
이 중에서 운동과 관련된 우울증 치료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울해지기 시작하면 무엇인가 열심히 하고 싶다는 욕구가 떨어지고, 의기소침해지며, 타인과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우울함과 신체활동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울증이 있으면 신체활동이 줄어들고, 신체활동이 줄어들면 우울증 증상이 생기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울증 초기에는 운동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증세가 심할 경우에는 운동이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날 수도 있거나 부정적인 효과로도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우울증이 매우 심한 경우에는 우울한 기분이 신체활동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신체활동을 권하기보다는 환자의 심리상태와 성격 등을 고려해 신체활동을 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로 2017년 <정서장애> 저널에 압룰라히 연구팀의 연구가 있다. 자살 충동 및 우울증 증상의 초기와 중기에 있는 성인(평균 48세) 남녀 54명을 대상으로 인지행동 치료와 운동(주당 3회)을 12주간 실시한 결과다. 인지행동 치료에 보조적인 효과로서 운동을 처치하게 되면 우울·자살충동 증상의 초기에서 중기까지 우울증 환자에게 효과적으로 우울증 증세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했다.
2019년 <미국 가족 의사> 저널의 사이드 연구팀은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운동, 요가, 명상, 그리고 태극권과 같은 비약물적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메타 분석 결과, 이러한 운동 중재가 우울증 및 불안장애의 증상을 개선할 수 있으며, 보조적인 역할로서 운동 치료는 우울증뿐만 아니라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의 개선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요가는 마음을 안정시키면서 신체활동을 수행하므로 우울증 개선에 매우 효과적인 결과를 보인다고 했다.
우울증의 초기나 중기에는 인지행동 치료를 포함한 운동 치료가 효과적인 영향을 미쳐 우울증 환자의 증세를 호전시킬 수 있다. 그러나 우울증 증상이 매우 심한 환자의 경우에는 의사와 상의해 운동 치료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포함해 건전한 여가활동 및 실내에서의 요가 활동 등을 실천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을 줄 것이다.
<김태영 교수(한국외대 글로벌스포츠건강문화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