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을 과대평가하는 사람들도 있고 과소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다. 균형 잡힌 시각은 블록체인 기술이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있어 ‘선택가능한 하나의 아키텍처(구조)’라고 보는 시각이 아닐까 한다. 실제로 IT 업계의 선두 기업들은 그런 시각을 갖고서 차근히 블록체인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블록체인 서비스/마이크로소프트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의 1위 사업자인 아마존은 최근 ‘아마존 매니지드 블록체인’이라는 블록체인 서비스를 선보였다.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확장하는 것은 복잡하고 어려울 수밖에 없는데, 아마존 블록체인 서비스를 이용하면 클릭 몇 번만으로 확장 가능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간편하게 설정하고 관리할 수 있다.
아마존 블록체인 서비스의 특징은 이를 클라우드와 잘 연계해 놓았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은 중앙 서버 없이 모든 참여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거래를 할 수 있다는 본질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그런데 중앙 서버가 없다는 성격으로 인해, 서버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클라우드와는 완전히 다른 구조를 갖고 있다. 그래서 그간 블록체인과 클라우드는 서로 대체재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클라우드를 통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손쉽게 구축 및 관리하고, 또한 블록체인의 단점들을 클라우드를 통해 보완하면 어떨까? 아마존은 바로 그런 서비스를 선보였다. 아마존의 의도는 명백하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기업고객들이 자사의 서비스를 이용함으로써 간편하게 원하는 걸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를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려는 것이다.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의 2위 사업자인 마이크로소프트도 지난해부터 ‘애저 블록체인 개발도구’를 출시하고서 지속적으로 블록체인 관련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아마존과 비슷한 시기에 ‘애저 블록체인 서비스’를 선보였다. 애저 블록체인 서비스를 이용하면 규모에 상관없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손쉽게 구축, 관리, 확장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개발도구에 강점이 있는 기업이기 때문에 개발자들이 익숙한 기존 개발도구로 손쉽게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한 것을 강조하고 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선보인 것과 같이 클라우드를 이용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관리하는 형태의 서비스를 업계에서는 BaaS(Blockchain as a Service·서비스형 블록체인)라고 한다. 이는 클라우드의 SaaS(Software as a Service) 모델과 유사한 개념이다.
이처럼 거대 클라우드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BaaS를 선보이고 이에 대해 기업고객들이 관심을 갖는 이유는 명백하다. 이를 통해 기업고객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관리하는 데 들어가는 기술적 노력을 최소화하고, 대신 비즈니스 로직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이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코인이 블록체인의 전부도 아니다. 모든 시스템에 블록체인이 적합한 건 아니지만 블록체인에 아주 잘 맞는 시스템도 있다. 냉정하고 합리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 그것이 바로 블록체인이다.
<류한석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