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한국 탓” 그린피스 대표가 중국인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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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로 홍역을 치른 한 주였다. 문제는 앞으로다. 3월이 지나고 4월이 된다고 해서 나아진다는 보장은 없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역시 홍역을 치른 곳이 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다. 2011년 한국에 진출한 국제단체다. 2016년쯤부터 도는 이미지가 있다. 초미세먼지의 약 50~70%는 국내에서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2011년 서울시 자료를 인용한 그린피스의 주장이다. 3월 초 리바이벌된 이 이미지의 제목은 이렇다. ‘그린피스가 미세먼지 발생을 한국으로 돌리는 이유.jpg.’ 왜 그렇다는 걸까. 게시물은 별다른 설명 없이 그린피스 대표자 이름에 빨간 동그라미를 쳐놓았다. 쯔이팽청이라는 중국인이 대표를 맡고 있기 때문에 미세먼지 책임을 부인하는 중국 정부처럼 한국 탓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일까.

서울역에서 미세먼지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그린피스. /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페이스북

서울역에서 미세먼지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그린피스. /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페이스북

그린피스가 글로벌 조직이다 보니 서울사무소는 홍콩, 중국, 대만을 아우르는 동아시아지부로 묶여 있다. 다른 대륙도 마찬가지다. 쯔이팽청은 1997년 처음 개설된 홍콩지부에서 2008년부터 활동했다. 그가 동아시아지부 사무총장이 된 것은 2016년. 올해로 4년차다. 확인해보니 “그린피스 운영에서 한국 사람이 배제되고 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동아시아 캠페인을 총괄하는 프로그램국장은 한국인 최희정씨다. 서울사무소 프로그램국장도 이현숙씨이고, 후원사업국장 역시 한국인 채정아씨가 맡고 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관계자는 “그린피스가 중국발 (초)미세먼지 문제에 대해 침묵한다, 혹은 국내 요인만을 부각한다는 의혹은 그린피스의 중국 내 활동이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아 발생한 오해”라며 중국 대기오염과 관련한 그린피스 활동자료를 보내왔다. 그는 “특정국가나 기업의 이익에 따라 활동방향이 정해지는 것은 구조적으로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특정국가에서 활동하는 환경단체는 그 국가의 책임을 강조할 수 있다. 환경단체들이 미세먼지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 특단의 절감조치를 요구하는 까닭이다. 중요한 것은 기후변화와도 관련 있는 미세먼지 문제가 한 나라의 노력만으로는 근본적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는 점이다. 시민사회 차원의 국제적 연대 내지는 글로벌 단체가 문제제기의 적합한 주체일 수 있다. 그린피스 같은 단체들의 활동이 중요한 이유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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