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자산 활용 공유경제, 국내 수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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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란 간단히 말해 ‘유·무형의 자산 공유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지속가능한 경제체제’라고 정의할 수 있다. 하지만 ‘공유’와 ‘경제’라는 말이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기업을 지칭하는 데 사용하는 게 적절한가에 대한 논란이 있는 데다, 국내에서는 활성화도 미흡한 편이다. 어쨌든 새로운 비즈니스 형태를 빠르게 설명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용어가 필요한 게 사실이다.

이케아가 인수한 태스크래빗/출처 태스크래빗

이케아가 인수한 태스크래빗/출처 태스크래빗

공유경제는 부동산, 자동차, 자전거 등의 물적 자산 및 인적 자산(사람)이 가진 ‘유휴능력(Idling Capacity)’을 공유하는데, 여기에서는 인적 자산에 기반한 서비스 사례 몇 가지와 시사점을 간단히 살펴보고자 한다.

2017년 9월 인적 자산 기반의 공유경제 기업 중 하나인 ‘태스크래빗’이 ‘이케아’에 인수돼 화제가 된 적이 있다. 2008년 창업된 태스크래빗은 가구 조립, 상자 운반, 이사, 층간 가구 이동, 정원 가꾸기 등 각종 집안일 전문가와 이를 필요로 하는 소비자를 연결하는 서비스다.

이케아가 태스크래빗을 인수하기 전에 두 업체는 이미 영국에서 가구 조립과 관련된 제휴를 맺고 있었다. 가구 조립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매우 어렵거나 귀찮은 작업인데, 이케아는 가구 조립을 대행해주는 서비스로 태스크래빗을 낙점한 것이다.

최근에는 보다 높은 전문성을 가진 인력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의 스타트업 ‘힐(Heal)’은 1년 365일 의사의 왕진을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다. 고객은 의사의 프로필을 살펴볼 수 있으며, 자택이나 사무실 등 원하는 장소로 의사의 왕진을 요청할 수 있다. 비용은 제휴된 건강보험으로 처리할 수 있으며, 보험이 없을 경우엔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

일본의 ‘메디컬체크스튜디오’는 유휴시간이 있는 지방 병원 전문의, 육아휴직 중인 의사 등과 계약을 맺어 저렴한 비용으로 뇌 정밀진단 서비스를 제공한다. 게다가 방사선과, 순환기내과, 뇌신경외과 전문의 3명이 함께 진단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높은 정확도를 구현하면서도 비용은 기존 방법 대비 절반 이하로 낮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의 ‘사이언스익스체인지’는 동식물, 화학, 식품, 약물, 의료기기 등 여러 분야에서 연구개발(R&D)을 필요로 하는 조직이 전문분야의 과학자들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일종의 과학자 공유 서비스다. 사이언스익스체인지에는 2500여개 이상의 연구기관 및 과학자들이 등록되어 있으며, 프로젝트를 의뢰하려는 조직은 여러 과학자들로부터 견적서를 받은 후 원하는 이를 골라 프로젝트를 맡길 수 있다.

해외에서는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인적 자산의 유휴능력을 활용하는 서비스가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도 쿠팡 플렉스, 숨고, 오투잡 등 관련 서비스가 있긴 하지만 더욱 활성화될 필요가 있으며, 또한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인력의 활용도 높아져야 할 것이다. 더불어 이러한 환경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고용관계에 대한 연구 및 법·제도의 정비도 이뤄지길 바란다.

<류한석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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