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중책 맡은 새 얼굴들, 팀 도약 이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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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을 넘기기 전 10개 구단 중 절반 이상의 팀이 주장을 확정했다. 그 중 새로운 얼굴에 완장을 넘겨준 팀은 5팀이다. 롯데, LG, NC, KT, 삼성 등이 주장을 새로 바꿨다.

어느 스포츠가 그렇지 않겠냐만은 프로야구에서 주장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매 시즌 뽑히는 주장은 팀의 한 시즌을 좌우하기도 한다. 그만큼 누가 주장이 됐는지가 팬들에게는 큰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이 10월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7회초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 이석우 기자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이 10월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7회초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 이석우 기자

주장은 팀에서 일종의 ‘가교’ 역할을 하게 된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사이에서 중재하는 역할을 해내야 한다. 거기에 덧붙여 개인적인 성적도 챙겨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마냥 나이가 많다고 해서 주장이 될 수는 없다. 팀 내 소통을 위해서는 1군에 오래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때문에 반드시 개인 성적이 좋아야 된다. 그래야 후배들 앞에서 팀을 이끌 수 있는 힘도 생긴다. 그렇기에 주장의 선임은 한 시즌을 시작하는 1년 농사의 첫 단계다.

10개 구단 중 대부분의 팀들이 2019시즌을 맞이해서 주장을 선별했다. 2018년을 넘기기 전 10개 구단 중 절반 이상의 팀이 주장을 확정했다. 그 중 새로운 얼굴에 완장을 넘겨준 팀은 5팀이다. 롯데, LG, NC, KT, 삼성 등이 주장을 새로 바꿨다. 모두 2018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들로, 주장을 바꾸면서 새 시즌 도약을 꿈꾼다.

데뷔 후, 첫 주장 맡은 손아섭과 김현수

롯데는 손아섭이 생애 처음으로 주장을 맡았다. 지난 시즌까지 2년 연속 팀의 주장을 맡았던 이대호는 양상문 롯데 감독에게 “성적에 전념하고 싶다”며 완장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양 감독은 이대호에게 넘겨받은 완장을 손아섭에게 물려줬다. 2007년 입단한 손아섭은 데뷔 후 처음으로 완장을 차게 됐다. 손아섭은 ‘악바리’ 근성이 강한 선수다. 그는 기록적인 면에서도 꾸준함을 자랑한다. 2010년 3할6리로 처음으로 3할 타율을 기록한 이후 2018년 시즌(3할2푼9리)까지 9시즌 연속 3할 타율을 기록 중이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손아섭은 가장 먼저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는 주장이 되고 싶다는 바람이다.

특히 2019년 시즌에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다시 노려보는 게 그의 첫 계획이다. 롯데는 2017년 시즌에는 5년 만에 포스트시즌을 치렀지만 2018년에는 정규시즌 7위에 머물렀다.

롯데에 이어 정규시즌 8위를 기록했던 LG는 김현수를 새 주장 자리에 앉혔다. 김현수 역시 주장 자리가 처음이다. 데뷔 후 줄곧 두산에서 뛰었던 김현수는 주장 자리를 맡아본 적이 없다. 2018년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LG 유니폼을 입게 된 김현수는 이적 후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하면서 주장이라는 중책도 맡게 됐다.

김현수는 2018년 시즌에도 LG 외야수 후배들을 이끄는 역할을 했다. 채은성 등 외야수들은 김현수를 바라보면서 겨우내 함께 훈련을 했다. 시즌 중에도 김현수가 종종 선수들을 다독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라운드 위에서는 성적으로 타선의 선봉장에 섰다. 김현수는 2018년 시즌 3할6푼2리로 리그 타율 1위를 기록했다. 김현수는 이번 겨울에도 잠실구장에서 후배들과 함께 몸을 만들고 있다. 그는 “팀이 하나가 되어서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NC는 2018년 시즌 임시 주장을 했던 나성범이 2019년 시즌 정식으로 캡틴의 자리를 맡게 됐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이동욱 NC 감독이 나성범이 주장을 맡기를 원했다. NC는 2018년에 창단 후 처음으로 10위로 시즌을 마쳤지만 나성범은 홀로 고군분투했다. 144경기를 모두 소화하면서 타율 3할1푼8리 23홈런 91타점을 기록했다. 주장이었던 손시헌·박석민이 차례로 자리를 비워 바통을 이어받게 된 나성범은 임시 주장임에도 불구하고 선수단을 이끄는 역할을 했다. 또한 야구에 대한 진지한 자세를 유지하며 팀의 미래를 직접적으로 걱정하기도 한다. 2019년 새 야구장에서 첫 시즌을 맞이하기에 NC로서는 성적과 흥행 모든 면에서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 나성범을 필두로 NC는 다시 한 번 발돋움을 해야 한다.

2018년 시즌 처음으로 탈꼴찌에 성공한 KT는 2019년 시즌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면서 주장도 바꿨다. 박경수가 2018년까지 주장을 맡았고 2019년부터는 유한준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이적 2년차 강민호, 삼성 주장에

FA 계약으로 2016시즌부터 KT 유니폼을 입고 뛴 유한준은 이적 후 3시즌 동안 꾸준히 3할 타율을 기록해 왔다. 이강철 감독이 새로 부임하면서 유한준에게 주장을 해주기를 권유했다. 넥센 시절 인연이 있었던 유한준은 이 감독의 요청을 흔쾌히 수락했다. KT는 팀을 하나로 모았던 ‘베테랑’ 이진영이 은퇴를 하면서 고참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1981년생인 유한준도 한국 나이로 마흔을 바라보고 있다.

2019년 시즌 중위권 이상의 성적을 노리는 KT로서는 팀이 하나로 뭉치는 게 더욱 중요해졌다. 그라운드에서 다소 조용한 성격인 유한준이 이제는 직접 목소리를 낼 때를 맞이했다.

삼성은 포수 강민호가 팀의 안방은 물론 선수단의 의견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게 됐다. 강민호가 주장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롯데 소속으로 있을 때에도 주장을 한 경험이 있다.

2018년 시즌 삼성에서의 첫해를 보냈던 강민호는 젊은 투수들과 호흡을 맞춰서 마운드가 성장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줬다. 강민호와 호흡을 맞춘 최충연·양창섭 등은 확연한 성장세를 보였다. 2019년 시즌에는 투수진뿐만 아니라 야수진까지 아우르는 역할을 하게 됐다.

KIA는 유일하게 주장이 교체되지 않았다. KIA는 2017시즌부터 주장을 맡았던 김주찬에게 다시 한 번 신임을 보였다. 2017시즌에는 팀의 통합우승을 이끄는 데 큰 도움을 줬던 김주찬은 2018년 시즌에도 팀의 5강 진출에 큰 기여를 했다.

반면 아직까지 주장을 정하지 못한 팀들도 있다. 넥센, 두산, 한화, SK 등은 공식적으로 주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넥센은 이번 시즌에 김민성이 주장을 맡았지만 시즌을 마치고 FA 신분을 획득해서 잔류 여부가 불투명하다.

정규시즌 1위팀인 두산은 오재원이 캡틴의 ‘C’를 유니폼에 달고 활약했다. 오재원이 연임할 가능성이 높지만 새해가 되어서야 확정 여부가 알려질 전망이다. 11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한화는 이번 시즌 팀의 중심이었던 이성열에게 2년 연속 주장을 맡길 수도 있다. 한화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

한국시리즈 우승의 영예를 안았던 SK는 이번 시즌 주장이었던 이재원을 잔류시키는 데 성공했다. FA 권리를 행사했던 이재원은 4년 총액 69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큰 이변이 없는 이상 이재원이 새해에도 팀을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2019시즌에는 10명의 주장이 어떤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어갈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의 재미를 더할 듯하다.

<김하진 스포츠경향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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