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여 동안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공유경제(Sharing Economy)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했으며 시장 또한 크게 성장했다. 공유경제란 재화나 서비스를 빌려서 쓰거나 나눠 쓰는 것을 의미하는 광범위한 용어다. 사실 공유경제는 전통적인 렌탈 비즈니스의 발전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공유경제는 기존의 렌탈 비즈니스가 스마트폰 및 각종 디지털 기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결합돼 진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아직까지는 기존의 렌탈 비즈니스가 시장에서 보다 큰 파이를 차지하고 있지만, 컨설팅기업 PWC에 따르면 2025년쯤에는 공유경제 시장 규모가 기존의 렌탈 비즈니스를 앞서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출처: 스냅카 유튜브
공유경제는 차량, 숙박공간, 사무공간, 인력, 자금, 콘텐츠 등 유무형의 각종 재화 및 서비스를 대상으로 한다. 간단히 말해, 빌릴 수 있거나 공유할 수 있는 건 모두 공유경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공유경제 비즈니스 모델에는 자원 소유자와 자원 소비자의 양대 그룹이 존재하며, 이들이 만나고 거래하는 마켓플레이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자가 있다(비즈니스 모델에 따라서는 플랫폼 사업자가 자원 소유자를 겸하는 경우도 있다).
공유경제의 분야는 다양하며 틈새도 많다. 예를 들어, 우버는 승객운송 분야에서 공유경제를 대표하는 기업이다. 반면에 스프렌드(Splend)는 우버로 수익을 올리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차량을 렌탈해서 수익을 올린다. 해외에는 전업 우버 운전자들이 많기 때문에 그들을 대상으로 세차, 건강보험, 세금 및 회계, 해외송금 할인 등의 각종 지원서비스를 제공한다. 유럽에 기반을 둔 스냅카(SnappCar)는 우버와 달리 이웃의 차량을 빌려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우버를 택시의 경쟁자로 본다면, 스냅카는 기존 차량 렌탈 비즈니스의 경쟁자로 볼 수 있다.
에어비앤비가 주로 여행자를 위한 숙박공간을 제공한다면, 커먼리빙(Common Living)은 대도시에서 개인 침실과 함께 거실, 부엌, 공유 침실 등과 같은 공동 생활공간을 갖춘 공동주택을 제공한다. 매주 전문팀이 공유공간의 청소를 제공하며 조리도구, 그릇, 키친타월, 식용유, 비누 등과 같은 기본적인 필수품이나 소모품들을 채워 넣고 관리한다. 이 같은 공동주택을 이용하면 이사가 손쉽기 때문에 전세계 도시를 옮겨 다니면서 노마드(유목민)로 살 수도 있다.
해외의 공유경제는 활기가 넘친다. 물론 국내에도 공유경제 비즈니스 모델이 없는 건 아니지만, 다양성이 부족하며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는 규모가 작아 일반 사용자들이 체감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한국의 공유경제는 여전히 유의미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공유경제는 ①개인들에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②개인들 간의 거래와 협업 기회를 늘려 공동체의 신뢰를 증진시키고 ③물건 소유에 대한 강박을 줄여 소비사회의 부작용을 감소시키는 등의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장점이야말로 현재의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한 것이다. 공유경제 활성화가 우리 사회문화의 혁신과 경제성장에 중요한 한 축이 될 수 있을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류한석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