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립넘버의 슬립IQ처럼 사용자의 수면상태를 측정해 점수화해서 제공하는 건 슬립테크에서 가장 기본적이고도 인기있는 기능이다.
최근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반의 헬스케어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함에 따라 ‘슬립테크(Sleep Tech)’ 관련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슬립테크란 사용자의 수면상태를 테스트하고 분석해 그 결과를 제공하고 나아가 수면건강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기술을 의미한다. 최신 슬립테크에는 수면상태를 체크하는 하드웨어 기술,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소프트웨어 기술, 빅데이터 분석 및 개선 방법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등이 통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슬립스코어의 슬립숍에서 판매되고 있는 스마트 베개. / 슬립스코어
침구 전문기업 슬립넘버(Sleep Number)는 수면 센서를 에어베드(air-bed) 침대에 통합한 스마트 침대를 판매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람이 자고 있는 상태를 자동으로 감지하고 사용자의 상태에 따라 에어의 양을 늘리거나 줄여 최적의 수면 상태를 제공한다. 슬립넘버는 사용자의 매일매일의 수면상태를 추적하여 이를 슬립IQ라는 명칭으로 점수화하여 제공하고, 사용자는 그 결과를 스마트폰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슬립넘버의 침대에는 코골이 소리를 감지하는 기능도 있는데 사용자가 코를 고는 경우 부드럽게 코골이 완화를 하기 위해 머리 부분을 천천히 올려준다. 이때 코를 고는 사람의 머리 부분만 올라가므로 함께 자는 파트너는 보다 쾌적한 수면을 취할 수 있다.
“발이 따뜻하면 잠이 잘 온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발이 따뜻하면 정맥이 확장돼 몸 전체에 열이 돌면서 뇌가 휴식을 취하지만, 발이 차가우면 뇌가 체온 조절을 하기 위해 계속 일을 해야 한다. 슬립넘버의 스마트 침대는 이런 원리를 이용해 사용자가 빨리 수면에 들 수 있도록 미리 발 부위를 따뜻하게 해놓고 대기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슬립넘버의 슬립IQ처럼 사용자의 수면상태를 측정해 점수화해서 제공하는 건 슬립테크에서 가장 기본적이고도 인기있는 기능이다. 앞서 소개한 슬립넘버는 나스닥에 상장된 대기업이지만, 슬립테크에 뛰어드는 대다수는 스타트업들이다. 미국의 수면 전문 스타트업 슬립스코어(SleepScore Labs)는 스마트폰 앱으로 사용자의 수면상태를 측정해 수면 점수를 제공하고, 사용자가 수면 목표를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한 개인화된 조언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슬립스코어는 12년간 기술을 개발했으며 700만개의 수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면에 관한 조언과 추천을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 슬립스코어의 수익 모델은 자사의 슬립숍(SleepShop)을 통해 수면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수면에 방해되는 블루라이트를 제거해주는 안경, 더 빨리 잠들 수 있도록 도와주거나 더 오래 잠잘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침구, 코콜이를 완화해주는 기구 등을 판매하고 있다.
현대인은 스트레스가 높은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수면 문제를 겪는 사람들의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미국에는 ‘수면 기술자(Sleep Technologist)’라는 직종도 있을 정도다. 수면 기술자는 의사의 감독 하에 수면 무호흡 검사 등 각종 테스트를 수행하고 환자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수면건강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도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수면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슬립테크 시장의 전망이 꽤 밝다고 볼 수 있다.
<류한석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