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에 필요한 옛 성현의 지혜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신간 탐색]이 시대에 필요한 옛 성현의 지혜

퇴계집·성호집·허백당시집·동춘당집·순암집
이황, 이익 등 지음·이광호, 최채기 등 옮김 한국고전번역원·각 1만2000원

온고지신(溫故知新). 나라를 바로세우려는 국민들의 열망이 뜨거운 시대다. 옛 성현들이 쓴 고전을 통해 현재를 돌아보고 지혜를 구하는 건 개혁과 도약의 과제를 앞두고 있는 이 시대에 필요한 일이다. 한국고전번역원은 2013년부터 우리 고전의 홍보와 보급을 위해 총서를 간행해오고 있다.

조선은 물론 동양을 대표하는 유학자인 퇴계 이황은 인간이 올바르게 살아가는 길인 도(道)가 무엇인지 알고 실천하는 도학(道學)을 평생동안 추구했다. 도학은 올바른 삶의 길을 알고 실천하는 가운데 자기 삶의 완성을 지향한다. <퇴계집>은 인명이 경시되고 도덕이 실추된 현실 속에서 진정한 ‘사람됨’이 무엇인지 길을 제시한다. 퇴계의 생애를 네 시기로 나누어 그의 삶을 조망하고, 사람됨의 학문을 추구한 이황의 학문세계를 소개한다.

성호 이익은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실학자다. 실용적인 학문을 통해 정치를 비판하고 백성을 구제하기 위한 개혁의 길을 제시했다. 적폐청산을 슬로건으로 내건 문재인 정부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성호집>은 이익의 <성호전집> 중 그의 학문세계를 살필 수 있는 핵심적인 작품을 선별했다.

<허백당시집>은 시를 통해 민초를 걱정하고 세태를 비판하는 한편 조선시대의 정서와 아름다움 역시 노래했던 허백당 성현의 작품들을 엮은 책이다. <동춘당집>은 국가의 공의(公義) 실현을 선비의 길로 꼽았던 송준길의 작품을, <순암집>은 보수적인 실학자였던 안정복의 주요 작품을 각각 엮었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신간 탐색바로가기

이미지
용산의 역경루
오늘을 생각한다
용산의 역경루
공손찬은 중국 후한 말 북방민족들이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 정도로 위세를 떨쳤던 화북의 군벌이다. 오늘날 베이징 근처 유주를 근거지로 세력을 키웠던 공손찬은 백마의종이라는 막강한 기병대를 중심으로 황건적과 만리장성 넘어 이민족들을 토벌하며 군세를 넓혀갔다. 탁월한 군사적 재능을 갖췄으나 성품이 포악했던 공손찬은 폭정을 일삼으며 민심을 크게 잃는다. 왕찬이 기록한 <한말영웅기(漢末英雄記)>에 의하면 공손찬은 자신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본다는 이유로 부하를 죽이는가 하면 유능한 관료들을 쫓아내고 점쟁이를 측근에 등용하는 등 막장 행각을 벌였다. 하루는 백성들 사이에서 덕망 높았던 관리 유우를 저자에 세워놓고 ‘네가 천자가 될 인물이라면 비가 내릴 것이다’라고 말한 뒤 비가 내리지 않자 그 자리에서 죽여버렸다. 분개한 수만의 유주 백성들은 유우의 아들과 합세해 공손찬을 공격했고, 라이벌 원소와 이민족들까지 연합해 공격하니 공손찬은 고립무원에 처한다. 사방이 포위된 공손찬은 기주 역현에 거대한 요새를 짓고 농성에 들어가니 이 요새가 역경성이다. 자신의 남은 전력을 요새 건설에 쏟아부은 공손찬은 “300만석의 양곡을 다 먹고 나면 천하정세가 달라질 것이다”라고 말하고 외부와 연락을 끊은 채 향락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