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의 ‘테크놀로지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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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간 오프라인 기반의 유통업체들은 옴니채널, 소셜미디어, 모바일쇼핑 등의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그런 노력의 성과를 냉정히 따져 보기도 전에 이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응하기 위해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증강·가상현실 등의 최신 테크놀로지를 따라잡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4차 산업혁명의 실체에 대한 논쟁이 있긴 하지만, 앞으로 인공지능과 로봇이 가져올 산업구조 및 사회문화의 변화를 부정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전 세계 유통산업에서 4차 산업혁명에 가장 부합하는 기업은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등의 최신 테크놀로지를 스스로 직접 개발하고 이를 사업 전반에 활용해 강력한 경쟁력을 구축했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기술의 핵심은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다. 아마존은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을 단지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선도적으로 개발하고 응용해 사업적 성과를 내고 있다. 이는 경쟁 유통업체들과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이다.

아마존 물류센터의 로봇./아마존

아마존 물류센터의 로봇./아마존

주가는 해당 기업의 미래 가치를 반영한다. 아마존의 시가총액은 2017년 7월 22일 기준 4902억 달러로, 월마트 시가총액 2308억 달러의 2배 이상이다. 2015년 7월 아마존이 월마트의 시가총액을 초과한 이후 불과 2년 만에 엄청난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그나마 월마트는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는 편이며, 다른 유통업체들의 주가는 폭락하는 수준이다.

아마존은 2016년 유명 IT매체인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소개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admired) 테크기업’ 순위에서 애플, 구글에 이어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모든 산업의 기업들을 통틀어 조사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순위에서도 마찬가지로 3위였다. 또한 아마존은 2016년 포브스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순위에서도 11위를 차지했다(참고로 1위는 테슬라 모터스였다).

아마존이 세계 3위의 테크기업이라는 사실에는 중요한 함의가 담겨 있다. 이는 아마존이 선보인 신기술을 개발자들이 적극 학습하고 아마존이 만들어 나가는 생태계에 열정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최고의 테크기업들은 다양한 응용이 가능한 ‘플랫폼’을 제공하며 이를 기반으로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한다.

아마존은 고객을 상대로 한 모든 서비스에 최신 테크놀로지를 적극 활용해 경쟁업체를 압도하는 혁신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했고, 궁극적으로 고객충성도(loyalty)를 확립해 승자가 됐다. 또한 SCM(Supply Chain Management)을 혁신해 구매, 물류, 배송의 전 과정에서 탁월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이것이 바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업이 필히 가져야 할 ‘테크놀로지 리더십’이다. 특히 유통산업은 사업의 모든 측면에서 최신 테크놀로지에 강한 영향을 받고 있다. 앞으로 유통산업에서는 최신 테크놀로지, 즉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등에서 리더십을 가진 플랫폼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격차가 점점 더 크게 벌어질 것이다. 이는 특히 테크놀로지에 취약한 국내 유통업계의 입장에서는 상당한 리스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어쩌면 테크놀로지 리더십을 갖추지 못한다고 해도 생존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아마도 1위 기업이 되지는 못할 것이다. 1위는 강력한 테크놀로지 리더십을 갖춘 플랫폼 기업의 자리일 것이기 때문이다.

<류한석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 소장 ryu@peoplewa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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