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탐색]청탁금지법은 ‘거절의 문화’ 실현](https://img.khan.co.kr/newsmaker/1239/20170815_80.jpg)
김영란법, 김영란에게 묻다
김영란, 이범준 지음·풀빛 펴냄·1만5000원
오는 9월 28일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이 시행 1주년을 맞는다. 김영란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당시 국민권익위원장)가 2011년 최초 제안해 일명 ‘김영란법’으로 더 널리 알려진 이 법은 국회 논의과정부터 위헌논쟁을 거쳐 입법되기까지 한국 사회에 숱한 논쟁과 화제를 일으켰다.
시행 1년을 맞아 그간 말을 아껴온 김영란 교수가 처음으로 법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 책에서는 경향신문 사회부 법조팀장이자 오랫동안 김 교수를 취재해온 이범준 기자와 김 교수가 법과 관련된 다양한 문답을 주고받으며 지난 1년을 돌아보고, 청탁금지법과 대한민국 개혁의 미래를 전망한다.
김 교수는 법안 제안에 나서게 된 이유를 본인의 경험에서 찾는다. ‘법관 김영란’에게 숱한 청탁이 쏟아지는 현실을 경험한 뒤 법으로 이를 규제할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설명한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한국 사회의 부패가 광범위하게 드러난 점을 들어 청탁금지법의 대상을 차츰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으로 넓히고, 공직자가 민간기업에 청탁하는 행위 또한 규제에 나서야 한다고 김 교수는 지적한다. 청탁금지법의 진정한 의미는 사회의 거대한 악을 잡기보다는 바로 이 ‘거절의 자유문화’를 실현하기 위해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작동할 때 빛을 발한다고 김 교수는 설명한다.
이 책은 부조리와 반칙이 없는 사회를 바라온 김 교수가 2017년 한국 사회에 던지는 웅숭깊은 질문들과 그가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엿볼 수 있는 한 시대의 기록물이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