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짜가 바라본 런던 금융가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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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탐색]초짜가 바라본 런던 금융가 민낯

상어와 헤엄치기
요리스 라위언데이크·김홍식 옮김 열린책들 펴냄·1만7000원

우리는 흔히 ‘은행가’라고 하면 수십억 원의 연봉을 받는 금융전문가나 외환트레이더를 떠올린다. 이들은 명석하고 논리적이고 합리적일 것 같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자칭 ‘금융 초짜’인 저자는 세계 금융의 중심인 런던 금융가에 뛰어들어 2년 반 동안 200명의 은행가들과 면담을 통해 오늘날 금융업의 ‘민낯’을 낱낱이 파헤친다.

저자는 일반인들이 금융위기를 너무 과소평가한다고 우려한다. 우리 사회에서 돈이 ‘피’ 같은 존재라면, 금융부문은 다름아닌 ‘심장’ 같은 존재란 게 저자의 결론이다. 반면 이런 금융을 이끄는 금융계 사람들은 무책임하고, 무분별하고, 때로는 무계획적이기까지 하다.

폼나는 외형과는 달리 언제 잘릴지 모르는 트레이더들은 실적을 내기 위해 미친 듯이 위험한 투자에 뛰어든다. ‘상어’와 헤엄치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항시 벌어지는 셈이다. 이를 투명하게 관리해야 할 지원부서들은 오히려 서류를 조작하고, 준법 감시팀의 견제나 통제는 작동하지 않는다.

이는 금융가들 개개인의 탐욕에서 비롯된 문제라기보다는 단기적인 실적과 이익을 추구하는 금융업의 시스템에서 생기는 문제다. 저자는 오늘날 금융업을 ‘시한폭탄’으로 규정하고 우리의 금융과 통화 시스템을 새로운 구조로 개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너무 커서 통제가 안 되는 은행을 더 작고 단순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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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오늘을 생각한다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지난 6월 10일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시 장안구의 한 민간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집단 아동학대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비슷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가해자들의 범죄행위에 치를 떨면서, 피해 아동 보호자들이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을 하게 만드는 망가진 시스템에 분노한다. 만 2세 반 어린이 13명에게 2명의 교사가 상습 폭력을 가했다. 경찰이 확보한 35일 치 CCTV에서 350건의 학대 행위가 발견됐고, 가해 교사 2명과 원장이 상습 아동학대와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피해 가족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장은 아무런 행정 처분 없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가해 교사 2명은 자진 사직했기에 자격정지 등 처분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수원시는 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다 했다며, 재판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해 가족들은 수원시 행태가 마치 2차 가해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아동들은 여전히 불안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자다가 몇 번씩 잠에서 깨는 한 어린이는 “꿀향기반 선생님들이 자기를 데리러 올까봐 무섭다”고 했다. 다른 어린이는 작은 소리에도 몸을 움찔하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 지난 1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경찰 신고, 언론 보도가 이어졌지만 5개월 동안 가족들의 삶은 하루도 편하지 않았다. 만 2세 어린 아기들을 밀치고, 넘어뜨리고, 머리채를 끌어당기고, 냅다 던져버리는 영상을 보며 엄마·아빠들의 마음은 지옥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