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의 호시절’ 두 번 다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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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탐색]‘100년의 호시절’ 두 번 다시 없다

미국의 성장은 끝났는가
로버트 J. 고든 지음·이경남 옮김 김두얼 감수·생각의힘 펴냄·4만3000원

로버트 J 고든은 미국이 시련의 시기를 끝내고 경제혁명에 돌입한 ‘역사적 순간’으로 1869년 5월 10일 미국의 대륙횡단철도 연결식을 꼽는다. 이날 미국 동서를 잇는 전신도 동시 개통됐고, 이듬해인 1870년부터 미국은 드라마틱한 경제성장기에 접어들었다. 1000페이지 분량이 넘는 이 책은 1870년부터 시작된 미국의 경제성장기와 1970년을 기점으로 시작된 경제성장 둔화기에 대한 생생한 기록과 분석, 그리고 미래에 대한 방대한 전망과 제언을 담고 있다.

장기간의 경기침체를 맞고 있는 미국을 향해 저자는 “1870년부터 1970년까지 이뤄진 경제성장은 두 번 다시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 기간 미국은 2차 산업혁명기를 맞아 음식, 옷, 주택, 교통, 의료 등 일상생활 전반에서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기적’은 한 번뿐이었다. 3차 산업혁명 시기에 접어든 1970년 이후 미국의 경제성장은 외적으론 현란했지만 내실은 부족했다. 소득불평등이 심화돼 1%를 제외한 99%의 몫은 갈수록 줄었고, 교육수준은 정체돼 생산성 성장 감소를 불러왔다. 은퇴한 노령인구의 증가와 줄어드는 생산가능인구 비율은 재정적 위기마저 초래하고 있다.

저자는 생산성을 높이고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면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한다. 세금체제의 누진성 강화, 최저임금 인상, 영·유아 교육기회 확대, 이민정책 재고 등이 저자가 제안하는 해법이다.

저자의 해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구하는 ‘강한 미국’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 것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아울러 그의 제안이 최저임금 1만원 인상, 누진세 강화 등 세제개편을 추진 중인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방향과는 유사하다는 점에서 국내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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