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사피엔스 지배력을 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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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탐색]호모 사피엔스 지배력을 잃다

호모 데우스
유발 하라리 지음·김명주 옮김 김영사 펴냄·2만2000원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가 돌아왔다. 전 세계 45개국에서 출간돼 500만부 이상 팔린 <사피엔스>의 후속작인 이 책은 7만년의 역사를 거쳐 마침내 지구를 정복한 영장류 호모 사피엔스가 이제 무엇을 추구하며 어디로 나아가는지를 다룬다.

21세기는 인간이 경제성장과 과학기술 발전 등으로 기아와 역병, 전쟁을 통제할 수 있게 된 시기였다. 하라리는 “짐승 수준의 생존투쟁에서 인류를 건져올린 다음 할 일은 인류를 신으로 업그레이드하고, ‘호모 사피엔스’를 ‘호모 데우스로’ 바꾸는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 시기 인류를 괴롭혔던 역병이나 기아를 보기 좋게 제압한 인류는 이제 다음 수순으로 이제껏 신의 영역이었던 불멸과 행복, 그리고 신성을 꿈꾼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하라리가 말하는 ‘호모 데우스’다. 데우스(Deus)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단어로 ‘신’을 의미하는데, 번역하면 ‘신이 된 인간’쯤 된다. 그러나 그가 내다보는 호모 데우스의 미래는 디스토피아에 가깝다. 이는 곧 그가 전작에서 다뤘던 호모 사피엔스의 종말, 인본주의의 종말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가 예견하는 미래란 예컨대 이런 모습이다. ‘산업혁명이 노동자 계급을 창조했다면, 다음에 올 거대한 혁명은 쓸모없는 계급을 창조할 것이다.’ ‘인간은 기계와 싸우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기계와 합병할 것이다. 그것은 전쟁이 아니라 결혼이다.’

책의 결론 격인 3부, ‘호모 사피엔스 지배력을 잃다’에서 하라리는 인간의 자유의지와 인본주의의 몰락에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생명공학과 사이보그 공학, 비유기체 합성이 이런 미래를 앞당긴다. 인간의 의지조차 조작 가능한 미래에 인간성은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될까. ‘초인간’의 도래와 인본주의의 퇴색, 데이터교의 지배 등 그의 예견은 섬뜩하고도 논쟁적이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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