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문화제청 제공
1377년 간행된 <직지심체요절>(프랑스 파리 국립도서관 소장)보다 138년이나 이른 불교서적 <남명천화상송증도가>를 간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금속활자다.(사진) 이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인 <직지>보다 훨씬 앞서 세계과학사를 바꿀 수 있고, 게다가 <직지>가 프랑스에 있지만 증도가자는 국내에 소장돼 있어 큰 관심을 끌었다.
증도가자는 2010년 9월 한 고미술업자가 세계 최고 금속활자라고 주장하며 언론에 공개한 뒤 이듬해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을 신청했다. 고미술업자는 현재 보물로 지정된 <증도가>가 바로 이 금속활자 원본을 후대 목판본으로 다시 찍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증도가자로 찍은 원본이 없고, 활자의 입수경위 등을 놓고 여러 논란이 이어졌다. 결국 2015년 6월 문화재청이 조사단을 만들어 전문적 조사를 진행해 왔다.
문화재청은 2년에 가까운 조사 결과를 지난 4월 30일 공개하면서 보물 지정을 유보했다. 문화재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을 통해 증도가자 활자와 <증도가> 서체를 비교했지만 유사도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밖에 활자의 형광분석, 재질분석 등을 한 결과 ‘국가문화재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이로써 6년간 계속된 증도가자 논쟁은 일단락됐다.
<원희복 선임기자 wonhb@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