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도가자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문화제청 제공

/ 문화제청 제공

1377년 간행된 <직지심체요절>(프랑스 파리 국립도서관 소장)보다 138년이나 이른 불교서적 <남명천화상송증도가>를 간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금속활자다.(사진) 이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인 <직지>보다 훨씬 앞서 세계과학사를 바꿀 수 있고, 게다가 <직지>가 프랑스에 있지만 증도가자는 국내에 소장돼 있어 큰 관심을 끌었다.

증도가자는 2010년 9월 한 고미술업자가 세계 최고 금속활자라고 주장하며 언론에 공개한 뒤 이듬해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을 신청했다. 고미술업자는 현재 보물로 지정된 <증도가>가 바로 이 금속활자 원본을 후대 목판본으로 다시 찍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증도가자로 찍은 원본이 없고, 활자의 입수경위 등을 놓고 여러 논란이 이어졌다. 결국 2015년 6월 문화재청이 조사단을 만들어 전문적 조사를 진행해 왔다.

문화재청은 2년에 가까운 조사 결과를 지난 4월 30일 공개하면서 보물 지정을 유보했다. 문화재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을 통해 증도가자 활자와 <증도가> 서체를 비교했지만 유사도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밖에 활자의 형광분석, 재질분석 등을 한 결과 ‘국가문화재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이로써 6년간 계속된 증도가자 논쟁은 일단락됐다.

<원희복 선임기자 wonhb@kyunghyang.com>

교양 충전소바로가기

이미지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오늘을 생각한다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지난 6월 10일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시 장안구의 한 민간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집단 아동학대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비슷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가해자들의 범죄행위에 치를 떨면서, 피해 아동 보호자들이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을 하게 만드는 망가진 시스템에 분노한다. 만 2세 반 어린이 13명에게 2명의 교사가 상습 폭력을 가했다. 경찰이 확보한 35일 치 CCTV에서 350건의 학대 행위가 발견됐고, 가해 교사 2명과 원장이 상습 아동학대와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피해 가족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장은 아무런 행정 처분 없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가해 교사 2명은 자진 사직했기에 자격정지 등 처분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수원시는 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다 했다며, 재판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해 가족들은 수원시 행태가 마치 2차 가해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아동들은 여전히 불안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자다가 몇 번씩 잠에서 깨는 한 어린이는 “꿀향기반 선생님들이 자기를 데리러 올까봐 무섭다”고 했다. 다른 어린이는 작은 소리에도 몸을 움찔하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 지난 1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경찰 신고, 언론 보도가 이어졌지만 5개월 동안 가족들의 삶은 하루도 편하지 않았다. 만 2세 어린 아기들을 밀치고, 넘어뜨리고, 머리채를 끌어당기고, 냅다 던져버리는 영상을 보며 엄마·아빠들의 마음은 지옥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