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과 파퓰리즘에 맞선 민간차원의 대화와 협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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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월시 천주평화연합(UPF) 세계 회장 인터뷰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가정연합)은 매년 2월 전후로 주요 행사를 개최한다. 가정연합 신도들은 문선명·한학자 총재의 탄신일(문선명 목사는 1920년, 한학자 총재는 1943년 음력 1월 6일로, 두 사람의 생일은 같다)을 기점으로 실질적인 한 해가 시작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이 날을 전후로 여러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올해도 세계평화국회의원연합(IAPP·이하 IAPP) 한국 창립식 및 세계 총회, 제2회 선학평화상 시상식, 천주평화연합(UPF) 2017년 월드 서밋 등의 행사가 서울에서 열렸다. 행사를 주최한 토머스 월시 천주평화연합 회장을 2월 1일 행사장인 잠실롯데월드 호텔에서 만났다.

[인터뷰]“분쟁과 파퓰리즘에 맞선 민간차원의 대화와 협력 필요”

세계평화국회의원연합(IAPP) 행사에 대해 묻겠다. 지난해부터 대륙별 행사를 시작해 한국에서 창립총회를 연다. 성과를 간략하게 언급한다면.

“IAPP는 UPF 주도로 만들어진 단체다. 유엔 경제이사회 협력지위단체인 UPF는 과거 10년 동안 종교지도자, 학자, 청소년과 함께 국회의원들도 참여해 활동해 왔다. 그 중에 핵심적인 것이 평화대사 활동이었다. 지난해 1월 한학자 총재가 국회의원들의 적극적인 평화활동이 필요하다고 호소해 120여명이 한국의 국회의원 회관에 모여 대회를 만들었다. 그 뒤 지난 1년간 아시아, 오세아니아, 중남미, 북미 대륙을 돌아가면서 네트워크와 브랜드를 만들었다. 활동 내용은 크리티컬한 문제들, 예를 들어 기후변화나 극단주의, 난민문제 등에 대한 대화와 토론의 장을 만드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국회의원들은 얼마나 참여하는가.

“각 대륙별로 열린 행사에 참여한 의원들은 1200여명이다. 이번 한국에서 열린 행사에 참여한 전·현직 국회의원은 404명으로, 그 중 374명이 현직 국회의원이다.”

말씀하신 것처럼 다른 민족적·인종적 이해관계, 종교적 신념을 가진 사람들 사이의 대화는 중요하다. 대화가 이뤄지는 것에만 의미를 두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예컨대 대화를 통해 공동행동이나 합의를 이끌어낸 그런 성과가 있나.

“물론 앞서 언급한 기후변화, 극단주의 난민 문제들을 다 해결했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길에 들어섰다고 말할 수는 있다. 우리는 정치적 입장 차이를 넘어서 대화의 중요성을 확인한 것 자체가 아주 생산적이었다고 판단한다.”

예를 든다면.

“이번 서울에서 열리는 행사에 이스라엘 국회부의장인 힐릭 바(Hilik Bar)가 주요 연사로 참여한다. 이번뿐 아니라 대륙별 행사에서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해 의회 차원에서 ‘두 국가 공존 해결방식’ 논의를 주도해온 인물이다. 두 번째 예로는 이번 서울 총회에 앞서 지난해 12월 키프로스에서 열린 시리아 난민문제를 두고 열린 토론이다. 크게 봐서 중동 평화라는 주제로 토의를 했고, 실제로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다.”

‘하나의 영토 아래 2개의 국가가 공존한다’는 방식인데, 현재까지는 실현된 적이 없는 이상적 모델 아닌가. 게다가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우는 문제에 관해 이스라엘의 분리장벽을 테러리즘을 근절할 이상적 모델로 언급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몰아내고, 정착촌을 세우는 이스라엘 측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

“물론 큰 문제를 한 단체가 해결할 수는 없다. 단체와 단체가 만나서 차근차근 교육과 상호이해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분단의 상징인 DMZ를 평화의 상징으로 바꾸려는 한국의 사례에서도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경을 지키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라 잠재적 위협을 막기 위한 것이다. 트럼프가 미국 남부의 국경, 주권을 지키는 것은 존중한다. 중국이나 독일, 폴란드도 다 그렇게 한다. 국경을 지키지 말라고 하면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장벽을 만드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당신이 회장을 맡고 있는 UPF는 종교를 넘어 ‘초종교 간 대화’를 지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행사를 문선명, 한학자 총재 탄신기념일 근처에 맞춰 여는 것은 다른 종교적 신념을 가지고 있는 국회의원이나 참가자들에게는 내키지 않는 일이 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탄신일 관련 행사들은 그분들의 생일을 축하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들의 세계 평화를 위한 삶과 유산에 대해 축하하는 의미도 있다. 우리로서는 매년 이때 이런 행사를 여는 것이 전통이 돼 있다. 생일 때 파티를 열고 술을 마시고 춤추는 것보다 세계 평화를 위해 모여 대화하고 토론하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 더 뜻깊은 생일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참가자들이 탄신행사에 가는 것은 옵션이다. 제 자신도 다른 종교, 이슬람이나 불교, 힌두교, 유대교 종교행사에 참여하는 것을 좋아한다. 다른 종교를 배우는 것은 평화를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다른 나라의 문화를 배우는 것과 비교할 수 있다.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을 개종시키거나 입교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삼지 않는다. 여러 종교 간 갈등보다는 위협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고, 신학적인 입장에서도 새로운 믿음을 알아가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질문드린 것은, 예를 들어 IPAA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세계 평화나 분쟁 해결을 위한 대화를 위해 참여했는데, 그것이 한 종교의 행사의 일부로, 말하자면 한 종교의 세계화를 위한 도구로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만 모인 것이 아니라 지난해 내내 대륙별 행사가 열렸다. 물론 행사의 세계 총회가 문선명, 한학자 총재의 탄신일 인근에 열리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의심을 가지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내 관점에서는 문 목사와 한 총재의 삶과 업적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자랑스럽다고 생각한다. 확실한 것은 우리는 아무것도 숨기는 것이 없다. 세뇌를 한다든지 그런 것은 없다. 어떤 종교운동과 평화활동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제 카리타스 운동의 경우 가톨릭 교회에서 주도하지만 그렇다고 종교적 믿음을 강요하지 않는다. 교회가 운영하는 병원, 학교도 마찬가지다. 그런 맥락에서 봤으면 한다.”

올해 2회째를 맞이하는 선학평화상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자. 올해는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긴급 의료활동을 펼친 지노 스트라다 박사(68·이탈리아 의사)와 여성 난민교육가 사키나야쿠비 박사(66·아프가니스탄)가 공동수상했다. ‘기후변화와 식량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에게 상이 돌아간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난민문제에 주목했는데, 총 100만 달러(약 12억원)에 이르는 상금은 아마 꼭 필요한 데 사용될 것이다.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나.

“선학평화상은 문선명 목사의 ‘선’과 한학자 총재의 ‘학’을 따서 붙인 이름이다. 미래세대들이 평화로운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크게는 두 가지가 목표다. 첫째로는 환경의 문제. 미래의 후손들이 먹을거리 걱정을 안 하고 깨끗한 물을 쉽게 얻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난민들이 생존의 위협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둘째는 분쟁의 해결이다. 재원은 한국과 미국, 일본의 가정연합이 중심이 돼 만든다. 물론 노벨상과 같은 큰 평화상은 큰 규모의 자산을 바탕으로 나오는 재단 수익금을 바탕으로 하지만, 우리는 아직 2회밖에 되지 않았고 큰 자산이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규모가 작은 펀드이지만 5000만 달러 이상 되는 재단으로 키울 생각을 하고 있다.”

갈등이나 분쟁, 지구적 위기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UPF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한마디로 말한다면 세계 평화다.”

<글·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사진·이상훈 선임기자 doole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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