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예측? 2020년을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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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CPU의 25%가량을 아시아 국가들이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생산과 소비가 모두 가능한 나라입니다. 인도가 영국의 GDP를 넘어서는 날도 이제 머지않았죠. 아시아 시장은 더욱 커지고 있고 개별 나라들의 파워도 무시하지 못할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얼마 전 만난 테크분야 기업의 한 임원은 이런 말을 했다. 물론 한숨을 쉬면서 말이다. 새해를 맞아 아시아·태평양(APJ) 혹은 아시아 지역 글로벌 모임에 참석해야 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한국 내 임직원들의 얼굴은 밝지 않다. 내세울 게 없기 때문이다. 한국 투자를 위해 본사와 아·태지역 본부를 설득시키기도 마뜩지 않다.

필자는 농담 아닌 농담을 던졌다. “통일은 대박이라니 우리 모두 통일을 위해 모든 전력을 쏟아서 다시 한 번 비상해 보죠. 그거 말고 희망이 없는 것 아닌가요?” 그것 말고는 어떤 돌파구가 있을까.

[IT 칼럼]2017년 예측? 2020년을 대비하자

매년 연말이나 연초가 되면 새로운 해를 예측하고 전망하는 글들이 쏟아진다. 올해도 다르지 않다. 2017년을 생각하기 전에 조금은 긴 호흡이 우리에게 필요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3년 후면 2020년이다.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모바일, 소셜네트워크로 대변되는 바람이 전 세계를 강타한 지 조금 있으면 10여년이 된다. 2008년 전 세계 금융위기가 있었다. 이런 금융위기와 모바일, 클라우드, 소셜로 대변되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맞물리면서 물리적인 연결의 인프라와 속도는 더더욱 빨라졌다.
이런 패러다임 변화에 우리나라 기업들만 고생하는 건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테크분야를 이끌었던 기업들이 오히려 직격탄을 맞고 있다. 테크분야에서는 소위 ‘슈퍼 7’이라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등 인터넷 상거래나 소셜미디어 혹은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들을 말한다. 이들은 직접 컴퓨팅 자원, 가령 서버나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들을 이제는 x86 서버 기반에 소프트웨어로 구현해서 자사의 서비스를 남에게 빌려준다. 100년을 버틴 IBM조차도 생존을 걱정할 정도로 변신에 애를 먹고 있다.

원래는 HP나 델, IBM, 레노버, 화웨이 같은 기업들이 반도체나 메모리 업체의 최고 큰손이었다. 그런데 바뀌고 있다. 바로 저 7개의 서비스 회사들의 구매 파워가 일반 기업들이 구매하는 양을 무섭게 쫓아오고 있다. 최근 미래기술 분야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분야는 인공지능(AI)이다. 인공지능을 꾸준히 발전시키고 다양한 알고리즘들을 검증하고 테스트하기 위해서는 막강한 컴퓨팅 파워, 즉 물리적인 자원들이 많아야 한다. 물리적인 자원을 구매하고 관리하려면 인력이 필요하다. 이런 것들이 없다면 손을 놓고 있어야 할까. 아니다. 저런 슈퍼 7 기업들이 제공하는 인프라를 활용해서 바로 적용해 볼 수 있다. 저 슈퍼 7 기업에 국내 기업은 없다. 물론 미국의 4개 업체, 중국의 3개 업체들이다.

정부는 AI 분야를 육성하겠다고 나섰다. 그런데 뭘 육성한다는 걸까. 저런 슈퍼 7 기업에 국내 통신사나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포털을 대항마로 키우겠다는 건가. 아니면 최강의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는 인력들을 육성하겠다는 걸까. 우리나라 정부는 매년 민간의 시장조사 업체들이 쏟아내는 특정한 아이템들에 우르르 달려가기를 반복해 오고 있다. 적은 예산도 아니었다. 단기적 처방으로는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할 수 없다. 정치적인 격변기의 해라서 더더욱 앞을 예측하기 힘들다. 그래도 3년 후를 내다보면서 또 다른 10년을 누군가는 구상해야 되는 해가 아닐까 싶다.

<도안구 테크수다 발행인 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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