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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2판4판]청기와 반점에서

사장 오늘 뭐 먹을까? 특별한 것을 시켜보지?

문고리 날씨도 추우니까, 짬뽕이 좋습니다.

공무원 저는 울면을 먹겠습니다.

십상시 울면 안 돼! 지금과 같은 우울한 상황에. 난 기스면이 좋습니다!

문고리 기스면도 안 돼. 어감이 좋지 않아요.

우갑우 특별한 거라면 탕수육이 좋잖아.

사장 그럼 짜장면으로!

문고리 최 선생님에게서 방금 전화가 왔는데, 오늘 점심은 우주의 기운상 스시가 좋다고 합니다.

공무원 여기는 중국집인데, 일본 요리를 어떻게 시키지요?

우갑우 일식집에 배달을 부탁해봐!

공무원 일식집에서는 배달을 안 해주는데요. 중국집은 철가방이 배달하지만….

문고리 최 선생님이 미국산 쇠고기로 만든 스테이크 요리도 괜찮다고 합니다.

우갑우 그럼 그것으로 합시다.

사장 점심 먹고 난 뒤 후식은 뭘로 할까?

공무원 저는 아이스크림이 좋습니다.

십상시 그런 거 말고. 태반이나 감초, 마늘 중 오늘은 감초가 좋을 듯합니다.

사장 오늘은 뭐 특별한 거 없어?

문고리 방금 최 선생님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우주의 기운상 마늘 주사가 좋다고 합니다.

사장 그럼 마늘로 해!

청와대에 다량의 영양주사제가 들어갔다. 일명 태반주사, 감초주사, 마늘주사 등의 주사제다.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약물을 놓고 ‘오늘은 어떤 주사를 맞을까’라고 고민했을 분을 생각해본다. 생업전선에서 ‘오늘은 어떻게 하루를 보낼까’라고 고민하는 국민들의 모습이 그 분에게는 전혀 떠오르지 않았던 모양이다.

<글·윤무영 그림·김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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