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명 명사들의 ‘내 인생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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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탐색]41명 명사들의 ‘내 인생의 책’

책과 연애하는 41가지 방법
안철수, 안희정, 김제동 외 지음 경향신문·1만3000원

‘내 인생의 책’이라는 원고를 청탁받았을 때, 그들의 표정이 궁금했다. 문자중독이라고 할 만큼 많은 책을 읽어 왔지만, 그 중 각별한 다섯 권만을 추려내는 게 여간한 일은 아니었을 터. 그래도 기쁜 일이었을 것이다. 새로운 지식에 찬탄을 하고, 빛나는 문장에 밑줄을 긋고, 책에 흠뻑 빠져 책장을 다 덮고 났을 때,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만 같았던 그 잊지 못할 교감의 순간을 다시 떠올리는 일이 말이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에게 신영복의 <청구회 추억>은 36.5도, 사람 사이의 온도를 다시 되찾게 해준 책이다. 1990년 3당 합당으로 정치권에 환멸을 느낀 그는 생계만이 유일한 삶의 목적인 것처럼 살았다. 신영복 선생과 우연히 만난 소년들의 만남, 그리고 그 만남으로 서로가 변화하는 이야기를 담은 <청구회 추억>은 그에게 “세상을 다시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해준 책,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줬던 책”이다.

가수 최백호가 열 살 무렵 읽은 만화책 <라이파이>는 낙관과 긍정의 세계관으로 행복한 소년 최백호가 행복한 어른 최백호로 자랄 수 있는 토양이 되어주었다. “세상을 만화의 시각으로 볼 수 있는 능력, 그 행복한 능력은 나에게 노래를 만들고 노래를 부르게 한다.” 방송인 김제동은 법정스님의 법문을 모아 놓은 <일기일회>를 몇 번씩 다시 읽고 있다. 인간에게 외로움은 숙명이지만, 외로움에 지배당하지 않고 외로움을 선용하는 방법을 법정스님의 책을 통해 익혀가는 중이다. “스님은 법문 곳곳에서 끊임없이 화두와 질문을 던지라고 하신다. 나는 누구인지, 어디 있는지, 어디쯤 와 있는지 물어보라신다. 어렵고 무겁고 추상적인 주제 같다가도 가끔 이런 질문을 내게 던져보면 아주 세세한 결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2014년~2015년 <경향신문> 1면에 연재된 ‘내 인생의 책’을 묶은 책이다. 41명의 명사가 소개한 ‘내 인생의 책’을 통해 책과 이 책을 소개한 지은이들의 이야기도 함께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박송이 기자 p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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