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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충전소]설탕세

일반적으로 몸에 나쁘다고 통용되는 담배나 술에 세금을 붙이는 건 받아들여진다. 그런데 설탕에도 세금을 붙이자는 얘기가 요즘 거론된다. 이른바 ‘설탕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7일 ‘당류 저감 종합계획’을 내놨다. 2020년까지 가공식품으로 섭취하는 당을 하루 섭취 에너지의 10% 이내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루 2000㎉를 섭취하는 성인이라면 3g짜리 각설탕 16~17개 정도라고 했다. 요즘 요리가 백종원씨의 설탕을 팍팍 뿌린 조리법이 인기를 끄는 등 당 섭취에 관대한 사회 분위기까지 만들어졌다. 이러자 우리도 설탕세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나왔다. 손문기 식약처장은 “아직 설탕세는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찍이 당뇨병 등 당 섭취가 사회문제가 된 몇몇 국가들은 설탕세를 이미 적용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2018년부터 330㎖짜리 코카콜라 캔 한 개에 8펜스(약 130원)의 세금을 부과할 계획을 내놨다. 노르웨이, 멕시코 등도 설탕세가 있다고 한다. 설탕세 도입 시 제품 가격이 높아지면 결국 피해는 서민들이 본다는 비판도 있다. 어쨌거나 당 섭취 증가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고민할 때다. 특히 12~18세(81.4g)와 19~29세(80.9g) 연령층에서 당 섭취 적정 기준을 초과해 위험신호가 켜졌다고 한다.

<전병역 기자 junb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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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오늘을 생각한다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지난 6월 10일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시 장안구의 한 민간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집단 아동학대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비슷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가해자들의 범죄행위에 치를 떨면서, 피해 아동 보호자들이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을 하게 만드는 망가진 시스템에 분노한다. 만 2세 반 어린이 13명에게 2명의 교사가 상습 폭력을 가했다. 경찰이 확보한 35일 치 CCTV에서 350건의 학대 행위가 발견됐고, 가해 교사 2명과 원장이 상습 아동학대와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피해 가족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장은 아무런 행정 처분 없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가해 교사 2명은 자진 사직했기에 자격정지 등 처분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수원시는 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다 했다며, 재판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해 가족들은 수원시 행태가 마치 2차 가해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아동들은 여전히 불안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자다가 몇 번씩 잠에서 깨는 한 어린이는 “꿀향기반 선생님들이 자기를 데리러 올까봐 무섭다”고 했다. 다른 어린이는 작은 소리에도 몸을 움찔하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 지난 1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경찰 신고, 언론 보도가 이어졌지만 5개월 동안 가족들의 삶은 하루도 편하지 않았다. 만 2세 어린 아기들을 밀치고, 넘어뜨리고, 머리채를 끌어당기고, 냅다 던져버리는 영상을 보며 엄마·아빠들의 마음은 지옥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