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미래는 우리 모두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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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탐색]아이들 미래는 우리 모두의 몫

우리 아이들
로버트 D. 퍼트넘 지음·정태식 옮김·페이퍼로드·2만2000원

1950년대 미국 오하이오주 포트클린턴은 ‘아메리칸 드림’을 구현할 수 있는 곳이었다. ‘노력한 만큼 성공할 수 있다’는 신화는 허황된 꿈이 아니었다. 부모의 계급에 따라 아이들의 미래가 달라지지 않았다. 지은이는 단과 프랭크를 예로 든다. 노동자 계급에 속했던 단은 가난한 지역에 살았다. 단이 대학에 진학할 때까지 그의 집에는 자동차와 텔레비전이 없었다. 공부를 잘했던 단은 상위 15%의 성적으로 고등학교를 마치고 기독교 계열의 대학교에 진학했다. 단은 목회자로서 오랫동안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고 최근에 은퇴했다. 지은이는 “이런 식의 지위 상승이 우리 반에서 그리 특별한 경우는 아니었다”고 말한다.

프랭크는 포트클린턴에서 드물었던 부유한 가정 출신이다. 그러나 당시 포트클린턴에서 부유한 가정과 가난한 가정들 사이의 거리는 가까웠다. 프랭크의 집은 단의 집에서 네 블록 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당시 포트클린턴에는 여러 계층들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었다. 대학을 졸업한 프랭크는 한 잡지사의 편집장으로 일하다 해고됐으며, 어려운 시절 동안에는 할아버지가 만들어 놓은 신탁기금의 도움을 받았다. 지은이는 “프랭크의 가족이 지닌 부와 권력이 인생의 몇몇 위기에서 그를 보호해 주었지만, 그것이 프랭크를 높이 띄워준 트램펄린은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6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이제는 부모의 계급 차이가 아이들이 성장하고 살아갈 환경 그 자체를 결정짓는다.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앤드류와 가난한 가정에서 자란 카일라는 삶을 대하는 자세부터 다르다. 삶을 대하는 앤드류의 태도가 “많은 선택권을 손에 쥐고서 미래를 자신 있게 바라보고 있”는 자신감이라면, 카일라의 태도는 “인생이 내리막길로 가서, 모든 것이 망가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다.

빈부격차는 아이들의 심리격차를 만들고 뇌의 성장과 발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웃과 공동체가 살아 있던 60년 전에는 ‘가난한 아이들’이 곧 ‘우리 아이들’이었다. 지은이는 계급 차이가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짓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지원과 유대가 절실하다고 말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연설문처럼 사회의 극심한 빈부격차로 인해 가장 많은 것을 박탈당한 아이들은 다름 아닌 바로 우리 아이들이며, 그들을 돌보는 일은 다른 누가 아닌 우리가 해야 할 책임이라는 것이다.

<박송이 기자 p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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