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영해 옥스퍼드대 동양학부 한국학과 교수 “외계 지성체, 신문명 출현 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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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선임기자

/이상훈 선임기자

“UFO라기보다는 외계 지성체의 존재 여부 문제로 카테고리를 넓혀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존재들이 있다면 다른 은하계에서 온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우리가 아는 세계의 실상은 보다 복잡할지도 모릅니다.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지영해 영국 옥스퍼드대 동양학부 한국학과 교수(58)는 탈북자, 남북관계 연구에서 국제적으로 알려진 권위자다. 하지만 집에 돌아와 매진하는 연구는 따로 있다. ‘외계인 피랍자 연구’다. 생뚱맞게 들릴 수도 있다. 남북관계를 넘어 인류문명의 ‘위기’를 다루다 보니 이 문제에 천착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전에 그런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황병덕 통일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역시 2000년 처음 세상에 나온 <송하비결>을 주해했다.(그는 황남송이라는 필명으로 이 책을 펴냈다) 다시 지 교수의 말.

“<송하비결>이오? 예언서 같은 것에 특별한 관심은 없습니다. 제가 관심을 갖는 영역 중 하나가 기후변화 문제입니다. 외계인 지구 방문 같은 이야기는 1980년 무렵에 들여다본 적이 있는데, 그때는 이걸 어떻게 문맥화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런데 계속 보다 보니 대부분 데이터가 20세기 중엽에 집중됩니다. 왜 그런가 생각해 보니 인류문명에 대한 총체적 위협과 맞물리는 거예요. 실제 핵 관련 시설 주위에서 UFO 목격 사례가 빈번합니다. 외계인에게 납치된 사람들의 공통된 증언에 따르면 지구 환경문제나 재난 영상을 보여줍니다. 그들이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가 있다고 본 것이죠.”

국내의 UFO 연구자들을 취재하다 보면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정서가 있다. 일단은 부정과 회의다. 지 교수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비행접시’라는 말의 사실상 기원이 된 조지 아담스키의 목격담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런데 왜 피랍 이야기는? “피랍자 인터뷰를 하다 보면 이 사람이 ‘어디 책에서 읽고 하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마지막으로 찾아오는 것이에요.” 일종의 망상증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데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전혀 다른 곳에서 접촉이 없던 사람이 거의 비슷한 공통된 묘사를 하는 거예요. UFO의 경우 주변에 목격자가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차이입니다.”

지 교수는 외계 지성체 목격담이 하나같이 인간형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사실 먼 별에서 왔다고 한다면 전혀 다른 진화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그 지적 존재라는 것도 우리가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존재일 것입니다. 그들이 인간형이라는 것은 우리 지구에서 발달한 생명 진화체계를 공유하는 존재라고 봅니다. 조금은 복잡한데, 공간은 공유하지만 차원을 달리하는 존재죠. 저는 이것을 ‘광역생명진화권’이라고 이름 붙였는데, 우리 안이나 우리 옆에 다른 형태의 생명체와 지성이 존재한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그는 “이 이야기는 꼭 써달라”고 당부했다. “외계 지성체 문제는 결국 인류가 새로운 세계관을 찾을 시점에 와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새로운 문명의 출현을 암시하는 것이죠. 영국에 있으면서 미국과 일본, 한국과 중국을 아우르는 신문명 출현에 대비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의 네트워크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 일에 동참할 사람들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연구를 지원할 후원자들도 나왔으면 좋겠고요.”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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