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해안 갯벌 곳곳에 각종 도요새 무리들이 찾아들고 있다. 도요새들은 우리나라에서는 여행의 계절인 봄, 가을에만 찾아와 한 달 정도 머물다 남쪽으로 떠나는 여행객이다.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여러 가지 도요새 중에는 멸종위기종 2급으로 지정된 알락꼬리 마도요가 있다. 알락꼬리 마도요는 세계적으로 2만여마리 정도만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알락꼬리 마도요 무리들이 갯벌의 밀물을 피해 염습지 휴식처로 들어와 있다.
알락꼬리 마도요 300여마리 무리가 영종도 인천대교 아래 갯벌에 찾아와 활동하고 있다. 알락꼬리 마도요는 도요새 중에 덩치가 크고 긴 부리가 휘어진 것이 특징이다. 갯지렁이와 칠게 등을 사냥해 먹는다. 부리를 갯지렁이나 칠게의 은신처 구멍에 밀어넣고 먹이를 잡아끌어낸 다음 물에 흙을 씻어내고 먹을 정도로 영리하다.

알락꼬리 마도요가 날갯짓을 하며 이동하고 있다.
도요새들은 비행에는 능하지만 수영을 못한다. 밀물로 갯벌에 물이 차면 바닷가 방파제나 염습지 같은 곳으로 옮겨가 썰물로 갯벌이 드러나기를 기다린다. 삼삼오오 다니며 먹이활동을 하다가도 밀물과 썰물을 따라 갯벌을 오고 갈 때는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 한 무리가 돼 이동을 한다. 온종일 갯벌과 방파제를 오고 가며 활동하다가도 서쪽 하늘에 노을이 물들면 이들은 모두 염습지로 날아든다. 그리고는 깃털에 묻은 흙을 씻어내기 위해 날개를 펼쳐 물에 첨벙거리며 목욕하는 것에 열중한다.

알락꼬리 마도요의 비행
이들은 시베리아에서 번식하고 동남아시아, 호주 등지로 비행 중 몸에 축적된 지방에너지가 모두 연소돼 갈 무렵 중간 기착지인 우리나라 서해안 갯벌로 날아든다. 이곳에서 한 달 정도 먹이활동을 하며 에너지를 재충전한 뒤 다시 긴 비행으로 이동한다.
서해안 갯벌이 간척사업으로 사라져 이들의 개체수가 매년 줄어들고 있다. 앞으로 갯벌을 보존하지 않는다면 이들을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이재흥 생태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