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설계]잘못 알고 있는 건강상식](https://img.khan.co.kr/newsmaker/1137/20150804_70.jpg)
병원을 찾는 환자들 중에는 건강 상식이 풍부한 경우가 많다. 이들은 자가진단을 내리는 건 물론이고, 병증에 좋다는 약물과 다양한 민간요법을 줄줄이 꿴다. 하지만 잘못 알고 있는 건강 상식은 무시무시한 독(毒)이 될 수도 있다.
‘하루 1.5~2ℓ 이상 물을 마시는 것이 건강과 피부에 좋다’고 하는 것은 흔히 알려진 건강 상식이다. 몸의 70% 이상이 수분으로 구성돼 있어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여러 가지 대사작용과 해독작용을 원활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 각자의 생김이 다르듯, 각자의 체질이나 질환에 따라 몸에서 일어나는 수분대사 역시 차이가 난다. 어떤 사람은 물을 많이 마시면 배에서 출렁이는 소리가 나고 속이 메슥거리며 심지어 소화가 되질 않는다. 체내의 수분처리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체중의 차이에 따라 필요로 하는 물의 양도 달라진다.
대표적인 건강식품 우유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 ‘완전식품’이라고까지 말하는 우유는 동의보감에도 ‘허약한 것을 보충해주는 음식’으로 기록돼 있다. 문제는 우유 마시는 것이 일상화된 유목민에게는 우유를 분해하는 효소가 있지만, 한국인에게는 그 분해효소가 없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제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고 할지라도 체내에서 분해·흡수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을 뿐더러, 자칫하면 독소로 작용한다. 우리 몸은 어느 정도의 자정 능력을 가지고 있다. 몸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었을 때 속이 불편하거나 설사를 하게 되는 것은 그 음식물이 몸에 독소가 되기 때문에 배설해 버리는 것이다. ‘우유 먹어야 키 큰다’며 억지로 아이에게 우유를 먹이려 하지 말고 아이에게 우유가 맞는 음식인지 아닌지부터 살펴야 한다.
먹으면 무조건 좋을 것만 같은 비타민도 사실은 몸에서 아주 미량만 사용되는 대사물질이므로 과용하면 오히려 배설시켜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변비에 좋다는 알로에나 동규자차 같은 것은 몸이 냉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위나 장 기능을 나쁘게 할 수 있다. 간에 좋다는 인진쑥은 간에 열이 있을 때만 써야 하고, 정력에 좋다는 마늘은 위장자극이 강해 위가 약한 사람은 하는 것이 좋다. 녹차도 어떤 사람에게는 불면증이나 입을 마르게 하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몸에 이상 반응이 나타나면 바로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변희승 여의도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