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 목마름 속에 ‘위태로운 생명’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렌즈로 본 세상]타는 목마름 속에 ‘위태로운 생명’

유례없이 계속되는 가뭄에 강화도 교동면 난정저수지 바닥이 거북등처럼 쩍쩍 갈라져 있습니다.

지난겨울부터 시작된 가뭄은 봄을 거쳐 여름이 와도 해갈되지 못하면서 전국이 신음하고 있습니다.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화도와 파주의 농민들은 논에 물을 대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소방차와 군용 급수차, 시위진압용 경찰 급수차까지 나서서 가뭄 극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한 가뭄이라느니, 40년 이래 최악의 가뭄이라고 하는 이번 가뭄은 자연이 우리에게 하는 경고처럼 느껴집니다. 갈라진 땅 위에서 겨우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풀처럼 우리의 삶도 자연의 보복에 위태롭게 될까봐 걱정됩니다.

<사진·글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렌즈로 본 세상바로가기

이미지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오늘을 생각한다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지난 6월 10일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시 장안구의 한 민간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집단 아동학대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비슷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가해자들의 범죄행위에 치를 떨면서, 피해 아동 보호자들이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을 하게 만드는 망가진 시스템에 분노한다. 만 2세 반 어린이 13명에게 2명의 교사가 상습 폭력을 가했다. 경찰이 확보한 35일 치 CCTV에서 350건의 학대 행위가 발견됐고, 가해 교사 2명과 원장이 상습 아동학대와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피해 가족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장은 아무런 행정 처분 없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가해 교사 2명은 자진 사직했기에 자격정지 등 처분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수원시는 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다 했다며, 재판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해 가족들은 수원시 행태가 마치 2차 가해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아동들은 여전히 불안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자다가 몇 번씩 잠에서 깨는 한 어린이는 “꿀향기반 선생님들이 자기를 데리러 올까봐 무섭다”고 했다. 다른 어린이는 작은 소리에도 몸을 움찔하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 지난 1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경찰 신고, 언론 보도가 이어졌지만 5개월 동안 가족들의 삶은 하루도 편하지 않았다. 만 2세 어린 아기들을 밀치고, 넘어뜨리고, 머리채를 끌어당기고, 냅다 던져버리는 영상을 보며 엄마·아빠들의 마음은 지옥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