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름 알려주는 앱 개발자 박종봉씨 “모르는 꽃·풀 뭐든지 물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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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온 산과 들에 꽃들이 만발한다. 마른 가지에 새 잎이 돋고, 돌 틈으로 나물과 들풀들도 고개를 내민다. 그런데 이름이 뭐더라? 산행을 즐기며 다양한 식물에 관심이 많았던 박종봉 모야모 대표(57)는 문득 말 그대로 ‘이름 모를’ 식물들이 적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저야 관심이 많으니 식물도감도 찾아보고 주변 전문가한테 물어볼 수도 있지만, 가뜩이나 도시에 사는 데다 스마트폰만 보고 사는 아이들은 예쁜 꽃을 봐도 이름 알기가 쉽지 않겠더라고요.” 박 대표는 그날로 앱 개발에 나섰다. ‘모야모’라는 앱 이름 그대로 회사 이름까지 따왔다.

식물의 이름을 알려주는 앱 모야모를 개발한 박종봉 대표.

식물의 이름을 알려주는 앱 모야모를 개발한 박종봉 대표.

‘모야모’ 사용은 간단하다.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받아 깔면 식물 이름을 물어볼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이 나온다. 지금 보고 있는 식물이라면 카메라로 찍어 바로 올릴 수 있다. 예전에 봐뒀던 식물이라면 당시 찍어둔 이미지를 업로드하면 된다. 어떤 방식으로 올리든 대답은 실시간으로 나온다. “처음에는 전문가들 50여명을 알음알음으로 모아서 이름 찾는 질문에 답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지금은 숨은 고수들도 속속 나와서 전문가 풀이 100명으로 늘었어요.” 박 대표의 소개처럼 모야모 앱은 이른바 ‘집단지성’을 활용하는 식으로 식물 이름을 알려준다. 혹시나 착각해 이름을 잘못 알려주더라도 금방 다른 전문가들이 보고 바로잡을 수 있다. 잎맥의 모양이나 줄기의 갈라짐 등을 카메라로 인식해 답을 알려주는 방식에 비해 구동은 간단하면서도 신뢰도는 높다.

모야모 앱의 기능은 다양하다. 몰랐던 식물의 이름 외에도 기르는 식물이 시든 이유도 물어보고 즉각 답을 받을 수 있다. “잎이 누렇게 떴다거나, 갈라진다거나 하는 흔한 증상도 그 이유와 대처방안을 모르는 분이 많잖아요. 그러다 죽게 되고 또 버리고 마는 게 안타까웠어요. 식물은 동물에 비해 관리를 덜하니까….” 박 대표에 따르면 가까운 꽃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병충해 약도 지식이 부족해 쓰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식물을 상품처럼 사고 버리는 문화까지 바꿨으면 하는 게 박 대표의 희망이다.

박 대표는 모야모 외에도 IT분야의 리서치를 담당하는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모야모 같은 앱 개발사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료 앱이라 출시 6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수익이 제대로 난다고는 볼 수 없다. “공익에 도움된다고 생각해 앱을 만들긴 했지만 돈 생각을 아예 안 할 수는 없죠. 지금 당장 수익 생각은 안하지만 장기적으로 이용자들이 늘어나고 평가가 좋으면 응당 수익모델도 생기고 다른 방향의 식물산업으로 뻗을 수도 있을 테니까….”

모야모 앱이 생기기 이전 궁금한 식물 이름을 알아보려면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디시)의 수많은 갤러리들 중 식물 갤러리를 찾아 물으면 빨랐다. 거친 표현이 난무하는 공간으로 유명한 디시의 성격과는 달리 ‘식물갤’ 이용자들은 친절하면서도 해박해 정화받고 싶고 힐링이 필요할 때 들어가면 좋은 곳으로 유명했다. 박 대표는 식물 애호인들이 모인 곳은 어디나 분위기가 비슷하다며 “모야모의 커뮤니티 분위기도 순하고 따뜻해 그것만으로도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식물이 주는 힐링이 차가운 스마트 기기에서도 구현된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였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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