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탐색]하나오카 사건 회고문-군국주의 일본의 타국민 학대](https://img.khan.co.kr/newsmaker/1120/20150407_80.jpg)
하나오카 사건 회고문
마쓰다 도키고 지음·김정훈 옮김 소명출판·1만5000원
혼슈 북단에 위치한 훗카이도 남쪽에서 멀지 않은 곳, 아키타현에 하나오카 광산이 있다. 2차대전 말기 이곳의 열악한 작업장에서 중국인 포로, 한국인, 일본 내지인들이 강제노동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전시 증산을 위한 수로변경 공사 및 댐공사에 투입됐다가 1945년 일본의 패전을 앞둔 1년 사이에 420명이 아사, 혹사, 사형 등으로 사망했다.
하나오카 광산의 조선인 노동자는 어떻게 하나오카 광산까지 끌려오게 됐을까. 지은이의 추적에 따르면 일본은 무력과 협박 등의 폭력적 방법으로 조선의 젊은 청년들을 광산으로 강제 징용했다. 강제 징용된 조선인 김일수씨의 증언에 따르면 새벽 2시에 일본군에 의해 강제로 수갑이 채워진 채 끌려갔다. 기차로 부산까지 옮겨진 후 배로 일본에 끌려갈 때까지 수갑은 풀려지지 않았다. 그는 포로 취급을 받았다. 끔찍한 처지로 내몰렸던 건 중일전쟁이 한창이던 당시 끌려온 중국인 포로들도 마찬가지였다.
김일수씨는 “그 사람들은 겨울에도 알몸뚱이에 가까운 넝마 한 장, 등에는 눈을 피하기 위한 멍석, 다리에는 누더기 짚을 두르고 얼어붙은 물속에 정강이에서 허벅지까지 담그고 일해야 했어요. 게다가 먹을 건 겨가 섞인 만두 한 개뿐”이라고 증언했다. 중국인 포로들에게도 삶 자체는 고통이었다.
1972년 하나오카 사건을 취재한 지은이는 당시 희생된 사람들에 대한 사죄의 마음을 담아 “당시의 침략적 군국주의 정부야말로 타국 국민의 생명을 빼앗고 혹은 빼앗는 행위로 돌진한 참 주인공이었다”고 기록한다. 지은이는 전시 중의 비극인 하나오카 사건을 접한 뒤부터 계속 그 사건에 관여, 현지조사를 하는 등 직접 진상규명 운동을 이어나갔고 이 책은 이에 대한 기록이다.
<박송이 기자 ps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