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탐색]가족 간의 상처, 관점의 변화를](https://img.khan.co.kr/newsmaker/1108/20141231_80.jpg)
가족의 발견
최광현 지음·부키·1만3800원
부제는 ‘가족에게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은 나를 위한 심리학’이다. 균형이 무너진 가족 안에서 남편은 아내에게 아내는 남편에게, 부모는 자녀에게 자녀는 부모에게 무의식 중에 상처를 입히고 서로를 힘들게 한다.
책은 가족 간에 상처를 주고받는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하고 있다. 서로 얼굴만 보면 싸우는 부부가 있다. 성격이 안 맞아서일까. 지은이는 성격차이라기보다는 서로 자신을 변호하면서 나타나는 충돌이라고 말한다. 서로 이해받기를 원하지만, 결국 상대방이 자기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끼면서 실망과 고통을 느끼고 서로 점점 더 공격적으로 상처를 주고받게 된다는 것이다.
부모의 욕망을 대신 해소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부모와 애증관계에 있다. 책은 여행에 집착하는 20대 후반의 한 여성의 이야기를 전한다. 그는 장기 여행을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등 돈이 조금이라도 모이면 언제나 여행에 투자했다. 그가 여행에 집착하는 배경에는 어머니가 있었다.
시어머니와 남편을 모시며 숨죽이며 살아온 어머니에게 죄책감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자유에 대한 갈망은 그의 욕망이라기보다는 어머니의 욕망이었다. 여행에 대한 집착은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는 의지와 엄마의 욕망을 대신 이뤄주겠다는 죄책감이 복합적으로 얽혀 드러난 증상이었던 셈이다. 지은이는 복합적인 감정으로 얽힌 부모와 자식은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고 가깝지만 그만큼 상처를 주고 갈등에 빠지기 쉬운 관계라고 말한다.
지은이에 따르면 “가족은 감정적으로 얽혀 있는 하나의 덩어리”다. 가족 구성원이 느끼는 감정은 나머지 가족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반응하게 한다는 것이다. 가족 중 한 사람이 우울한 감정을 갖게 되면 나머지 가족들이 순식간에 그의 감정을 알아채고 영향을 받는 식이다. 그런 만큼 서로 상처를 주고받기도 쉽다. 지은이는 가족치료는 과거 가족에게 받은 상처를 잊게 하거나 애써 무시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상처를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를 이끌면서 자연스레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고통의 기억이나 부정적 감정을 회피하기보다 자신의 상처를 바라보는 것에서부터 치유는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송이 기자 ps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