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청소년의 삶 어떻게 변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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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탐색]장애청소년의 삶 어떻게 변했나

장애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
소날리 샤, 마크 프리슬리 지음·이지수 옮김·그린비·2만3000원

세 세대의 장애청소년들의 생애사를 통해 1940년대 이후 영국의 공공정책과 제도 변화가 장애를 가진 젊은이들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다뤘다.

첫 번째 세대는 194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이다. 이들은 영국의 장애정책이 처음 형성되고 확대되던 시기에 젊은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다. 국가 차원의 제도와 서비스가 처음 등장했지만, 이는 장애인의 사회 통합보다는 분리를 조장하는 것이었다. 두 번째 세대는 196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이다. 앞서 장애인에 대한 배제를 조장하는 서비스는 이 시기 사회적 비판에 직면한다. 이 두 번째 세대는 사회적 분리를 겪으면서도 자신들의 연대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맛본 세대다. 세 번째 세대는 1980년대 태어난 사람들이다. 이들은 ‘장애차별금지법’과 장애인 인권이 강조되는 현재에 성인기를 맞이했다. 차별금지와 인권을 중심으로 서비스는 재편되었지만, 한편에서는 신자유주의 경제기조 속에서 갈수록 불안정한 고용과 경쟁에 시달리는 세대다.

세대별로 장애인에 대한 공공정책은 변했고, 차별 해소를 위한 제도적 노력 또한 진행돼 왔다. 하지만 여전히 장애인은 그가 가진 장애를 보상할 만큼의 뛰어난 역량을 입증해내지 않고서는 비장애인과 대등한 위치에 설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또한 비장애인들이 갖는 장애인에 대한 이미지나 심리적 거리감 또한 세 세대가 지나도록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는 장애청소년들이 그들이 가진 자존감을 키워 나갈 시기에 이를 방해하는 한계로 작용할 우려가 높다.

옮긴이는 “장애청소년들이 머리로는 장애가 자신의 결함이 아니라고 인식하더라도, 매일의 삶 속에서 끊임없는 혼란에 처하게 될지 모른다”며 “장애청소년들이 자존감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은 매우 개인적인 일같지만, 이것이 가능한 여건을 만드는 것은 장애인이 부딪히는 사회의 구조적 장벽을 낮추는 것”이라고 말한다. 장애청소년의 삶은 공공정책과 제도에 의해 좌우되고, 장애 공공정책이 때로는 공공의 목적을 벗어나 의도치 않은 결과를 가져오는 만큼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송이 기자 p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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