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군 훈련장 ‘직도의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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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 본 세상]한·미 공군 훈련장 ‘직도의 비명’

군산항에서 배를 타고 한참을 나가면 평화로워 보이는 작은 섬을 만날 수 있습니다. 직도입니다. 주말이면 육지 낚시꾼들이 월척을 꿈꾸며 몰리기도 하는 외딴섬이죠. 며칠 전 기자가 탄 배가 우연히 이 섬 부근을 지날 때였습니다. 갑자기 요란한 굉음과 함께 불꽃과 시커먼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깜짝 놀라 연유를 알아보니 이 섬이 평일이면 한국군과 미군의 공군기들이 사격연습을 하는 무시무시한 섬이라고 하더군요. 지난 2월 5일 미군의 핵전략폭격기인 B-52가 폭격훈련을 한 곳도 바로 이 섬이었습니다. 강력한 폭발음에 바닷물이 수십m나 솟구치는 장면을 가까이에서 목격하니 씁쓸한 느낌을 떨칠 수 없습니다. 사격훈련이 필요없는, 그래서 이 섬이 예전처럼 평화로운 섬으로 살아갈 날은 언제쯤 올까요.

<사진·글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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