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나고, 미안하고, 슬픈 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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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 본 세상]화나고, 미안하고, 슬픈 염원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안산시 문화광장에서는 저녁마다 촛불집회가 열립니다. 많은 학생, 시민들이 함께합니다. 기적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저 마음들이 진도의 저 절망의 바다까지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안타깝게도 아직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차디찬 바닷물 속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른들의 탐욕이 아이들의 아름다운 꽃봉오리를 채 피기도 전에 꺾어버렸습니다. 권력과 돈에 굴종하는 우리 사회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우리 모두가 공범입니다. 어른들이 잘못했습니다. 아이들아, 어른이어서 정말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사진·글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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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오늘을 생각한다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지난 6월 10일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시 장안구의 한 민간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집단 아동학대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비슷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가해자들의 범죄행위에 치를 떨면서, 피해 아동 보호자들이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을 하게 만드는 망가진 시스템에 분노한다. 만 2세 반 어린이 13명에게 2명의 교사가 상습 폭력을 가했다. 경찰이 확보한 35일 치 CCTV에서 350건의 학대 행위가 발견됐고, 가해 교사 2명과 원장이 상습 아동학대와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피해 가족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장은 아무런 행정 처분 없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가해 교사 2명은 자진 사직했기에 자격정지 등 처분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수원시는 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다 했다며, 재판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해 가족들은 수원시 행태가 마치 2차 가해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아동들은 여전히 불안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자다가 몇 번씩 잠에서 깨는 한 어린이는 “꿀향기반 선생님들이 자기를 데리러 올까봐 무섭다”고 했다. 다른 어린이는 작은 소리에도 몸을 움찔하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 지난 1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경찰 신고, 언론 보도가 이어졌지만 5개월 동안 가족들의 삶은 하루도 편하지 않았다. 만 2세 어린 아기들을 밀치고, 넘어뜨리고, 머리채를 끌어당기고, 냅다 던져버리는 영상을 보며 엄마·아빠들의 마음은 지옥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