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봄, 멀미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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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 본 세상]노란 봄, 멀미나겠네~

최근 이상고온으로 전국의 꽃들이 한꺼번에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완연한 봄입니다. 조용한 시골 마을인 경북 의성군 사곡면 화전리 일대 골짜기도 온통 노란색으로 물들었습니다. 20여리에 걸친 산수유 꽃길이 매년 이맘 때쯤이면 외지인들의 발길로 붐빕니다. 변변한 산업시설도 없고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36%나 되는 지역이라 평소에는 적막강산이지만 열흘 정도 열리는 산수유 꽃 축제기간 동안은 활기가 넘칩니다. 길 따라 꽃 따라 정성 가득한 시골 인심까지 어우러지니 이 순간만큼은 무릉도원이 따로 없는 것 같습니다.

<사진·글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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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뒤척인다. 겨우내 마음 편히 잠을 자지 못해 머리에 스모그가 낀 듯 무겁다. 창밖을 보니 눈이 내린다. 이상기온이 일상이 돼간다. 기후변화의 징후인 3월 중순 눈 쌓인 풍경은 더 이상 아름답지 않고 불길하다. 자연 시스템의 불안정성만큼이나 정치와 사법 시스템 또한 아슬아슬하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둘러싼 사회적 긴장은 한국 민주주의가 직면한 불안정성을 드러낸다. 일만 년간 이어온 기후 안정성과 40여 년이 채 안 된 한국의 민주주의는 기간으로는 비할 데 아니지만, 우리 삶에 당연히 주어지는 조건으로 여겨졌던 점은 흡사하다. 이번 겨울 기후환경이든 정치체제든,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것들이 얼마나 쉽게 흔들릴 수 있는지 여실히 드러났다. 기후위기와 정치위기라는 무관해 보이는 두 위기는 사실 그 원인 면에서도 맞닿아 있는데, 효율과 성과가 최우선시되는 과정에서 다른 중요한 가치는 간과했다는 점이다. 한국사회는 산업화하는 과정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법을 배웠지만, 화석 연료 중심의 에너지 구조를 전환하는 데 게을렀고, 정치적 다양성과 세대 간의 이해를 구현하지 못했다. 우리는 경쟁을 통해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지만, 이제는 그러한 방식의 성장이 우리 사회를 갉아먹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