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시어러’ ‘알제리 지단’ ‘벨기에 호날두’ 경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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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은 조별리그 H조에서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를 차례로 상대한다.

‘러시아의 앨런 시어러’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31·제니트), ‘알제리의 지네딘 지단’ 소피앙 페굴리(23·발렌시아), ‘벨기에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에당 아자르(22·첼시).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8강에 도전하는 홍명보호(號)가 경계대상 1호로 삼아야 할 선수들이다. 홍명보 감독(44)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조별리그 H조에서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를 차례로 상대한다. 각국 요주의 선수들을 분석해 봤다.

한국은 내년 6월 18일 오전 7시 쿠이아바의 판타나우 아레나에서 러시아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16강 진출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다. 러시아는 유럽예선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8·레알 마드리드)가 버틴 포르투갈을 제치고 조 1위로 본선에 직행한 만만치 않은 팀이다. 특히 원톱 공격수 케르자코프를 조심해야 한다.

12월 8일(한국시간)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의 그레미우 경기장을 둘러보고 있다. 이 경기장은 2014년 6월 열릴 한국과 알제리 경기의 공식 지정 훈련장이다. | 연합뉴스

12월 8일(한국시간)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의 그레미우 경기장을 둘러보고 있다. 이 경기장은 2014년 6월 열릴 한국과 알제리 경기의 공식 지정 훈련장이다. | 연합뉴스

‘러시아 시어러’ 주의보
“키 176㎝에 67㎏으로 신체조건이 뛰어난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페널티 지역 안에서는 슈팅력과 골 결정력, 움직임이 엄청 좋다. ‘러시아의 앨런 시어러(영국 축구 전설)’라 불린다.”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제니트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김동진(31·항저우)은 ‘러시아 득점기계’ 케르자코프를 이렇게 평가했다.

케르자코프는 유럽예선 10경기에서 팀 최다인 5골을 터트렸다. A매치 77경기에서 24골을 넣었다. 러시아 통산 득점랭킹 1위 블라디미르 베슈차스트니크(26골·은퇴)와 단 2골 차밖에 나지 않는 2위다. 2007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세비야에서 활약했고, 현재 제니트에서 뛰고 있다.

지난달 한국과의 평가전(러시아 2-1승)에는 부상으로 나서지 않았다. 유럽예선 경기를 분석해보면 문전에서 움직임과 위치선정이 좋고, 수비 사이로 뛰어들어가며 득점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센터백 듀오 홍정호(24·아우크스부르크)와 김영권(23·광저우 헝다)은 철저한 대인마크로 케르자코프를 봉쇄해야 한다.

케르자코프와 제니트 동료인 미드필더 로만 시로코프(32)와 빅토르 파이줄린(27·이상 제니트)도 위협적이다. 김동진은 “시로코프는 미드필드 전 포지션을 맡을 수 있고, 득점력·패싱력·킥력을 두루 갖췄다. 구자철(24·볼프스부르크)과 비슷한 스타일이다. 파이줄린은 하대성(28·서울)처럼 볼을 예쁘게 차는 미드필더”라고 귀띔했다.

시로코프와 파이줄린은 유럽예선에서 각각 3골씩 넣었다. 한국은 지난달 러시아와 평가전에서 시로코프와 파이줄린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주고받은 2대 1 패스를 막지 못하고 동점골을 내줬다. 

시로코프는 번뜩이는 움직임으로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땅볼 크로스를 올렸고, 파이줄린이 감각적인 패스를 연결했다. 둘은 소속팀 제니트에서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케르자코프에게 킬패스를 찔러준다. 한국은 더블볼란치 기성용(24·선덜랜드)-한국영(23·쇼난 벨마레)이 길목을 차단해야 한다.

‘알제리 지단’ 봉쇄하라
한국은 내년 6월 23일 오전 4시 포르투 알레그리의 베이라 히우 경기장에서 알제리와 조별리그 2차전을 갖는다. 알제리는 아프리카 예선 A조 1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라 부르키나파소를 제치고 본선에 올랐다. 별명이 ‘알제리의 지단’인 페굴리가 키플레이어다.

[박린의 뷰티풀 풋볼]‘러시아 시어러’  ‘알제리 지단’  ‘벨기에 호날두’ 경계하라
[박린의 뷰티풀 풋볼]‘러시아 시어러’  ‘알제리 지단’  ‘벨기에 호날두’ 경계하라

“한때 발렌시아를 먹여 살렸던 선수다. 측면과 중앙에서 모두 뛰는 공격형 미드필더다. 측면에서 안쪽으로 파고들면서 득점하는 유형이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의 페굴리 평가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명문 발렌시아 주전 미드필더 페굴리는 양발을 사용한 드리블과 빠른 돌파, 패스 감각, 득점력을 고루 갖췄다.

1989년생으로 기성용과 동갑인 페굴리는 알제리 국적이지만 프랑스 태생으로 프랑스 유스시스템에서 축구를 시작했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프랑스 18세 이하(U-18) 대표팀과 U-21 대표팀에 선발될 만큼 유망주로 각광 받았다. 알제리 대표팀 에이스 등번호인 10번을 달고 아프리카 예선 8경기에 출전해 3골을 넣었고, A매치 통산 17경기에서 5골을 뽑아냈다.

특히 중원에서 기회가 오면 망설임 없이 때리는 중거리슛이 위협적이다. 페굴리와 함께 알제리 공격 삼각편대를 이루는 이슬람 슬리마니(25·스포르팅 리스본)와 엘 수다니(26·디나모 자그레브)도 경계해야 한다. 셋은 월드컵 예선에서 팀 득점의 70%에 육박하는 11골을 합작했다.

186㎝ 장신 원톱 공격수 슬리마니는 지난해 대표팀에 첫 합류했다. 하지만 A매치 16경기에서 9골을 뽑아낼 만큼 결정력이 뛰어나다. 아프리카 예선에서 팀 내 최다인 5골을 뽑아냈다. 페굴리와 비슷한 유형인 수다니는 양발을 모두 잘 쓰고, 골키퍼와 일대 일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는다.

‘벨기에 호날두’ 막아야 산다
한국은 내년 6월 27일 오전 5시 상파울루에서 벨기에와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벨기에 축구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암흑기를 걸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이 최근 마지막 메이저 대회 출전이었다. 벨기에 축구협회는 유망주 육성에 집중투자했다.

그 결과 아자르와 마루앙 펠라이니(26·맨유), 크리스티앙 벤테케(23·애스턴빌라), 무사 뎀벨레(25·토트넘), 로멜루 루카쿠(20·에버턴), 뱅상 콤파니(27·맨체스터시티), 토마스 베르마엘렌(27·아스널) 등 유망주들이 대거 등장했다.

이들을 ‘뉴 골든 제너레이션’(새로운 황금세대)으로 부른다. 벨기에는 이들을 앞세워 유럽예선 무패(8승2무)로 A조 1위를 차지했다. 벨기에 축구계는 “Now or Never”(지금 아니면 영원히 못한다)라며 이들이 사상 최고의 성적을 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 중 핵심 선수는 스타군단 잉글랜드 첼시에서 ‘중원의 핵’으로 활약 중인 아자르다. 아자르는 ‘벨기에의 호날두’라는 별명답게 순간적인 스피드와 돌파력, 패싱력, 득점력을 갖춘 전천후 미드필더다. 

2011~2012시즌 프랑스 릴에서 20골·15도움을 기록했고, 2012년 첼시 이적 후 지난 시즌 9골·11도움을 올린 데 이어, 올 시즌에도 6골·5도움을 기록 중이다.

주로 왼쪽 날개로 나서지만 공격형 미드필더와 처진 스트라이커 등 공격 2선 어디서든 제 몫을 다한다.

아자르의 볼배급을 받는 벨기에 최전방에는 장신이 즐비하다. 선봉에 190㎝ 벤테케와 191㎝ 루카쿠, 2선에는 194㎝ 펠라이니와 187㎝ 나세르 샤들리(24·토트넘)가 버티고 있다. ‘캡틴’ 콤파니가 버티는 수비진도 탄탄하다.

<박린 일간스포츠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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