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탐색]지난 18대 대선서 진보는 왜 졌나](https://img.khan.co.kr/newsmaker/1052/AR_80_1.jpg)
<18 그리고 19 ― 18대 대선으로 본 진보개혁의 성찰과 길>
이창곤, 한귀영 엮음·밈·1만8000
진보개혁의 관점에서 재구성한 지난 18대 대선의 평가보고서다. 대선이 끝난 지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까지 한국 정치는 18대 대선이 남긴 상처에 묶여 있다. 국정원·군 등 국가기관이 댓글 등 여론 조작을 통해 대선에 개입하려고 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치권과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이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여전히 야당 지도자들의 지지율을 크게 웃돌며 고공행진 중이다. 이 책은 이런 수수께기 같은 상황을 풀기 위해서라도 진보개혁 진영에서 18대 대선을 다시 한 번 복기하고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18대 대선에 대한 평가보고서이면서 동시에 19대 대선을 위한 보고서이기도 한다. 책의 제목이 <18 그리고 19>인 것은 이 때문이다.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실패의 원인을 냉정히 돌아봐야 한다는 문제의식 하에 진보개혁 진영의 전문가들 21명이 대선 패배의 원인을 면밀히 분석했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돼 있는데, 1부는 유권자 지형과 여론에 대한 분석, 2부는 각 정치 주체들과 이들이 전개했던 주요 전략, 3부는 대선의 이슈와 정책, 4부는 새로운 미래를 위해 무엇을 성찰해야 하고 또 향후 무엇에 힘써야 할 것인가다.
지난 대선에서 보수는 적어도 겉으로는 시대에 기민하게 대처하면서 기존의 수구적이고 폐쇄적인 틀에서 벗어나 경제민주화와 복지라는 시대적 요구를 받아들이는 실용적 보수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에 비해 제1야당인 민주당은 대중이 처하고 있는 사회경제적인 어려움과 대중의 변화 요구가 열어준 기회에 편승하고자 했을 뿐 적극적으로 기회를 만들어내지도, 유능하게 상황에 대처하지도 못했다는 것이 이 책의 지적이다.
선거가 본격화할수록 사회경제적 어젠다를 통해 대중의 신뢰를 획득하고 선거를 주도하기보다는 후보단일화나 과거사와 같은 정치 이슈에 매몰된 것이 선거의 패착이라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짚어보는 주제들은 다양하다. 진보개혁 진영의 오랜 고민이었던 계급배반 투표, 18대 선거의 중요한 특징이었던 안철수 현상, 기존의 중도 개념과는 다른 새로운 중도층의 등장, 대중으로부터 외면당한 진보정당의 현주소, 야권의 리더십 부재와 그에 따른 연합정치의 실패 등 지난 대선이 남긴 분석거리들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박송이 기자 ps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