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밖 취업설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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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서울 모 대학에서 열린 하반기 취업설명회에 강연자로 참석해 몇 가지 느낀 점이 있습니다. 행사 참여 전 가졌던 첫 번째 선입견이 깨진 것은 학생 규모였습니다. 취업시즌이 임박한 데다 인근 대학 학생들도 참석이 가능했기 때문에 수백명 이상 몰릴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강당에 모인 학생 수는 100여명 남짓, 자리는 3분의 1도 차지 못했습니다. 유명 경제신문사가 주최하고 대학생들이 선망한다는 대기업 P사·S은행 인사담당 팀장급이 공동 참여한 설명회였는데도 그랬습니다.

두 번째 선입견이 깨진 것은 인사담당자들을 통해 접한 대졸 지원자들 취업준비 수준이었습니다. 물론 일부겠지만 A사를 지원하며 경쟁사 인재상을 언급하거나, 인터넷에 떠도는 합격자 자기소개서나 면접 답변 베끼기, 답변 요구 분량의 반도 채우지 않는 무성의가 나를 놀라게 했습니다. 한 인사담당 팀장이 소개한 사례는 이렇습니다. 그는 일전에 면접관으로 참여해 ‘고기 굽기’가 취미라는 한 지원자 답변을 듣고 높은 점수를 주었다고 합니다. ‘어려서부터 고기를 굽고 그것을 다른 사람이 즐겁게 먹는 것을 보면서 제가 먹는 것보다도 더 행복했다’는 답변이 가슴에 와 닿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지원자들에게서도 유사한 답변이 계속 이어지자 당황스럽고 화가 나 면접 후 유명 취업정보사이트에 ‘고기 굽기’ 취미에 대한 조언이 떠도는지 조사를 지시했다는 것입니다.

이날 가장 당황스러웠던 것은 강연에 참석한 일부 학생들의 행동이었습니다. 채용 트렌드를 설명하며 아무리 스펙보다 인성과 열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해도 행사 중간, 뒷문도 아닌 앞문으로 보란 듯이 나가는 몰상식과 휴대폰을 보거나 잡담하는 ‘익명’의 무례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취업설명회에 참가해보면 취업준비생들은 뭔가 특별하고 내밀한 기업정보나 핵심적이고 결정적인 조언을 듣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간단합니다. 아쉬우면 적극적으로 구하는 행동을 할 것, 적어도 남을 배려해야겠다는 생각과 실제 배려하는 행동을 평소 자신의 것으로 만들 것, 이 두 가지입니다.

이상연 <‘알면 붙고 모르면 떨어지는 취업 101’ 저자, TGS커리어컨설팅 대표>webmaster@greatst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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