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유명 작가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뇌>에는 ‘최후 비밀’이라고 불리는 뇌의 쾌락 중추에 전극을 심어 쾌감을 즐기는 장면이 나온다. 최근에는 국내의 한 연구팀이 인간의 감정조절에 관여하는 4개의 뇌 신경섬유를 세계 최초로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견이 뇌질환 치료에 혁명적인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뇌의 활동을 통제하는 것이 더 이상 소설 속의 이야기가 아닌 셈이다.
소아 및 젊은 연령층의 뇌하수체 부위에서 주로 발생하는 종양인 두개인두종을 완전히 제거해야 시력 손상이나 호르몬 이상 등의 합병증을 방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지난해에는 청장년층의 청력 상실 원인 중 하나로 알려진 청신경초종이라는 뇌종양에 대한 진료 지침이 발표돼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간 풀리지 않았던 뇌의 비밀이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점점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 반가운 일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인간의 감정과 신체기능 등 모든 영역에서 뇌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보험처리 과정에서는 뇌의 이러한 막중한 존재감이 무시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앞서 말한 두개인두종이나 청신경초종 등은 양성 종양으로 분류된다. 보험 약관 중 ‘악성암’에 해당할 때만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조항 때문에 이들 질환은 그 위험성과는 달리 제대로 된 보장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앞서 소개된 연구결과처럼 두개인두종은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면 재발해 시신경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다. 청신경초종은 청력을 잃게 만들고 감각이상, 운동실조, 반신마비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의학적으로 악성 암은 아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대한 질환인 것이다.
때문에 암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 양성 종양인 이런 종류의 뇌종양에 대해서도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실제로 뇌종양의 경우 보험금 지급 기준인 ‘악성암에 준하는 경우’로 인정받아 제대로 된 보장을 받은 사례도 많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런 위중한 질병을 겪고 있는데도 예상 밖의 보상 결정이 나오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정확한 자료를 바탕으로 철저히 준비한다면 이미 일부 보험금을 지급받은 이후라 해도 다시 청구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포기할 일은 아니다.
김맥 <에스제이손해사정(www.sjadjust.co.kr) 이사·책임손해사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