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모 지방사립대 졸업생을 상담한 적이 있습니다. 군 제대 후 올 2월 졸업한 A군은 현재 서울에서 전공을 살려 종합건설사가 아닌 한 부분에 특화한 단종건설사 인턴으로 일하는 중이었습니다. 학점이나 공인영어점수 등 스펙이 약했지만 학과 교수님의 추천으로 졸업 후 바로 인턴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지인 소개로 찾아와 털어놓은 고민은 이렇습니다.
“교수님 추천으로 들어가기는 했는데 회사 규모도 작고 비전도 잘 안 보이는 것 같습니다. 또 인턴으로 연구개발(R&D)쪽 일을 하는데 내근이어서 답답하고 일에 대한 재미도 못찾고 있습니다.”
이렇게 물어보았습니다. “회사에 대해 아는 대로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연봉이나 하는 일, 그리고 본인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도….”
결국 1시간 남짓한 상담을 마치고 내린 결론은 지금처럼 심각한 취업난 속에 A군은 선택받은 소수이고, 조언은 당연히 현재 기업 인턴직에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유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회사 규모가 작지만 10년 정도 업력을 가진 특화한 경쟁력을 가진 건실한 회사였습니다. 인턴으로 3개월을 별탈없이 보내면 정규직 전환이 예정돼 있고, 연봉도 2000만원대 초반으로 그리 낮은 편도 아니었습니다. 재미없다는 R&D 업무도 본인이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관련 분야 논문 연구나 정부기관 발주업무에 대한 분석 연구 등이었습니다.
![[취업설계]설익은 도전은 금물](https://img.khan.co.kr/newsmaker/1015/20121211_54_1.jpg)
현재 건축·건설업은 경기가 좋지 않아 관련 전공자들 채용도 적고 불안감도 증폭되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업종 경기 사이클은 순환하게 마련이고, 어려운 시기를 잘 견디고 경험을 쌓은 인재들은 몇 년 뒤 능력을 인정받고 몸값도 올라갈 가능성이 큽니다. 무릇 건설업종뿐만이 아닙니다. 젊은이라면 새로운 업종과 직무에 도전할 ‘자유’와 ‘특권’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냉정한 현실파악과 분석이 뒷받침되지 않은 설익은 도전일 경우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뼈아픈 후회를 초래할 수 있음을 조언하고 싶습니다.
<이상연 TGS커리어컨설팅 대표> webmaster@greatst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