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헌책방의 아련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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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 본 세상]청계천 헌책방의 아련한 기억

서울 청계천6가 평화시장에는 중고책을 취급하는 서점들이 있습니다. 한때는 120여개의 서점들이 밀집해 있어서 신학기를 앞두고는 책을 사려는 학생들로 북적이곤 하였습니다. 인터넷서점, 대형서점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동네서점과 함께 중고서점들도 하나 둘 문을 닫아 이곳에도 이제는 30여개의 서점만 남아 있습니다.

27세 한창 나이 때부터 이곳을 지켜온 곽종구 사장님(64)이 좁은 가게 안에서 어쩌다 오는 손님을 기다리다 지쳐 신문을 펴들어 보고 있습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그늘에 가려 소중한 책들이 점점 자리를 잃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사진·글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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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오늘을 생각한다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지난 6월 10일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시 장안구의 한 민간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집단 아동학대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비슷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가해자들의 범죄행위에 치를 떨면서, 피해 아동 보호자들이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을 하게 만드는 망가진 시스템에 분노한다. 만 2세 반 어린이 13명에게 2명의 교사가 상습 폭력을 가했다. 경찰이 확보한 35일 치 CCTV에서 350건의 학대 행위가 발견됐고, 가해 교사 2명과 원장이 상습 아동학대와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피해 가족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장은 아무런 행정 처분 없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가해 교사 2명은 자진 사직했기에 자격정지 등 처분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수원시는 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다 했다며, 재판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해 가족들은 수원시 행태가 마치 2차 가해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아동들은 여전히 불안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자다가 몇 번씩 잠에서 깨는 한 어린이는 “꿀향기반 선생님들이 자기를 데리러 올까봐 무섭다”고 했다. 다른 어린이는 작은 소리에도 몸을 움찔하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 지난 1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경찰 신고, 언론 보도가 이어졌지만 5개월 동안 가족들의 삶은 하루도 편하지 않았다. 만 2세 어린 아기들을 밀치고, 넘어뜨리고, 머리채를 끌어당기고, 냅다 던져버리는 영상을 보며 엄마·아빠들의 마음은 지옥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