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지지강도, 새누리당 세고 민주통합당 약해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여론조사는 세상을 보는 유용한 도구이지만 맹점이 많다. 어떤 대상들의 지지도를 비교할 때 특히 그렇다. 단순 수치 뒤에 숨어 있는 강도(强度)를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A의 지지도가 10%, B의 지지도가 10%라고 할 때 동일한 지지도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꼭 맞는 건 아니다. 왜냐하면 지지강도는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매우 강하게 지지하는 10%인지, 아니면 약하게 지지하는 10%인지에 따라 같은 값이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최근 정당지지도를 보면 새누리당은 45%였다. 민주통합당은 29.5%였다. 이 경우 대개 양당간 15.5%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고 읽는다. 하지만 지지강도에 따라 15.5%포인트는 실제로는 더 클 수도, 더 작을 수도 있는 것이다.

각 정당을 지지한다고 답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어느 정도의 강도로 지지하는지 재차 물어보았다. 매우 약하게 지지한다면 1, 보통 수준으로 지지하는 것이라면 3, 매우 강하게 지지한다면 5라고 하고, 1에서 5 사이의 숫자로 답해달라고 했다.

[KSOI의 여론스코프]정당 지지강도, 새누리당 세고 민주통합당 약해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는 매우 강하게 지지한다는 5가 32.1%로 높은 편이었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매우 강하게 지지한다는 5가 18.7%로 높지 않았다. 그러니까 새누리당 지지도가 더 높기도 하지만 지지층의 지지강도도 훨씬 더 높다는 것이다. 지지층들의 정당 일체감이 새누리당에서 더 높다는 것이다. 그만큼 민주당 지지층의 지지강도는 허약함을 알 수 있다. 민주당의 경우에는 보통 수준으로 지지한다는 3이 38.1%로 가장 높았다.

지지강도가 세면 그만큼 지지 이탈 가능성이 크지 않음을 의미한다. 위기상황에서도 지지층이 견고하게 받쳐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지강도가 약하면 그만큼 지지 이탈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고, 탄탄한 지지층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위기상황에서는 지지층이 흔들릴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양당 텃밭에서도 지지강도 차이
이념성향별로 보더라도 이런 현상은 나타난다. 진보층에서는 보통 수준으로 지지한다는 3이 40.8%로 매우 높았다. 반면 보수층에서는 매우 강하게 지지한다는 5가 40%로 가장 높았다. 진보층이 지지하는 정당보다 보수층에서 지지하는 정당이 더 튼튼하다는 것이다.

지역별로 보아도 이런 현상은 이어진다. 대구/경북지역 거주자들이 지지를 표출하는 경우 5가 38.5%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호남지역 거주자들은 보통 수준으로 지지한다는 3이 42.9%로 가장 높았고, 5는 17.2%에 그쳤다. 그러니까 양당의 텃밭에서조차도 지지강도는 현격하게 차이가 나고 있는 것이다.

연령에서도 마찬가지다. 새누리당을 주로 지지하는 60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5가 42.5%로 가장 높았다. 반면 20∼30대에서는 5가 20%를 넘지 않았다.

지지강도는 다른 말로 하면 지지층과 정당 간 거리라고 할 수도 있겠다. 강도가 높으면 지지층과 지지하는 정당이 매우 친밀하다는 것이며, 강도가 낮으면 지지층이 해당 정당을 지지하기는 하지만 친밀함을 느끼지는 못하다는 것이기도 하다. 정당이 안정적이려면 단지 지지도를 높이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지지층과의 일체감을 높이며 거리감을 줄여 더 가까워지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선거철에 지지층을 확장하는 데 역할을 하는 자발적 선거운동원들을 쉽게 확보하게 될 것이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

KSOI의 여론스코프바로가기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