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재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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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는 앞으로 이동수단뿐만 아니라 에너지 저장 인프라로 진화할 것이며, 무인자동차는 운전자 개념을 없앰으로써 새로운 미디어 소비공간으로 자동차를 재창조할 것이다.

IT와의 융합을 통해 최근 자동차산업은 급속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2015년에는 자동차 제조원가에서 전기전자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하고, 시장규모도 2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기자동차의 경우에는 전기전자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세대 자동차에 있어 IT 기능이 핵심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상태다.

무인자동차에 탑승한 구글의 경영진. | 구글

무인자동차에 탑승한 구글의 경영진. | 구글

수년 전부터 이통사들은 자동차와 스마트폰을 연동한 길 안내, 원격 시동, 원격 문열림, 차량 진단, 콘텐츠 공유·감상 등 텔레매틱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애플은 차량 운전대에 부착해 애플의 모바일 기기를 조작할 수 있는 iOS 리모컨에 대한 특허 출원을 했으며, 자동차 설계분야 엔지니어를 채용하기도 했다.

애플은 6월에 개최된 WWDC(개발자콘퍼런스) 2012에서 iOS6를 발표하며 자동차에 아이폰을 연결해 3D 지도를 이용한 내비게이션 및 시리(Siri)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은 20개월 내 벤츠, BMW, 아우디, 크라이슬러, GM, 도요타, 혼다 등 주요 상용차 업체의 차량 운전대에 시리 버튼을 탑재할 예정이다. 주요 상용차 업체들 중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긴밀한 제휴를 맺고 있는 포드, 현대는 이번 애플과의 제휴에서 빠졌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동차 전기전자부품 사업 진출을 밝히고 이재용 사장이 주요 자동차 회사의 CEO들과 잇따라 접촉한 바 있는데 자동차용 반도체, 배터리, OLED 등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은 태블릿이 탑재된 현대차(2013년부터 본격 출시 예정)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자동 연계되는 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흥미로운 점은 현대차에 탑재되는 태블릿을 현대차가 직접 개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4월 현대오트론이라는 기업을 설립하고 차량용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반도체를 독자 개발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대차그룹의 결정은 향후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이 IT 역량에 좌우될 것이라는 판단과 더불어 자동차산업에서도 소프트웨어 기업과의 주도권 싸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기업 중 가장 주목할 만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구글이다. 지난 5월 구글이 만든 무인자동차(Self driving car)가 미국 최초로 네바다주로부터 시험주행용 운전면허증을 취득한 바 있다. 구글의 무인자동차는 도요타 프리우스를 개조해 만든 것으로서 비디오카메라, 레이더, 전파탐지기 등의 각종 전자장치와 차량용 플랫폼을 탑재했다. 구글의 무인자동차는 주변 차량의 흐름과 보행자를 감지하여 사람이 조작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주행한다.

면허증을 발급한 네바다주에 따르면 면허증 발급 전에 라스베이거스와 카슨시티 도로에서의 시험주행(약 32만㎞)을 통해 무인자동차의 안정성을 검증했다고 한다. 구글은 무인자동차를 3~5년 내에 상용화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처럼 앞으로 자동차는 단순히 모바일 기기와의 연동이 아니라 무인자동차로 진화될 전망이다. 또한 도요타자동차는 하이브리드자동차와 주택 사이에서 전력을 상호 공급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구글도 이와 같은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스마트그리드와 전기자동차 기반의 스마트카, 그리고 스마트홈이 상호 연동됨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가 가능해진다. 모든 것이 상호 연결되어 새로운 가치가 창조되는 세상이다. 이제 이동수단이라는 고전적인 자동차의 정의는 바뀔 것이다. 전기자동차는 앞으로 이동수단뿐만 아니라 에너지 저장 인프라로 진화할 것이며, 무인자동차는 운전자 개념을 없앰으로써 새로운 미디어 소비공간으로 자동차를 재창조할 것이다. 그러한 엄청난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우리 기업은, 그리고 개인은 어떤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지 생각해볼 시점이다.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장>(http://peoplewa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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