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수익 사회환원에 인색” 75%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이번 총선의 쟁점은 아니더라도 여야 모두 ‘경제민주화’를 주장하고 있으니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가 다음 19대 국회에서 구체적인 제도로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판의 표적이 되고 있는 대기업으로서는 어떤 변화가 몰아칠지 몰라 다소 불안해하는 기색으로 이번 총선을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다. 자칫 재벌개혁이라는 명분으로 대기업에 수술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대기업의 반발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간 국가경제에 기여해 왔고,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국내에 일자리를 제공해 오면서 국가발전에 공이 큰데 대기업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건 억울하다는 입장일 것이다. 실제 ‘대기업이 국가경쟁력에 기여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예’라고 응답한 긍정평가 비율은 무려 77.0%였다. 반면 ‘아니오’라는 부정평가의 비율은 20.2%에 불과했다. 

[KSOI의 여론스코프]“대기업 수익 사회환원에 인색” 75%

국가간 경쟁시대에 대기업이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는 점을 대부분의 국민이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20대에서는 83.3%나 ‘예’라고 답하고 있어, 젊은층에서 대기업에 대해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판적 시각을 가질 만도 한 진보성향층(n=252)에서도 75.1%라는 높은 비율이 긍정적 답변을 내놓았다. 이런 여론은 대기업에 대한 사정당국의 압박이 커질 때, 대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때 강하게 반발하며 ‘저항’하는 배경이 되기도 한다. 나아가 대기업으로 하여금 국민들은 결국 대기업의 편을 들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른 조사 결과도 함께 봐야 할 것 같다. ‘대기업은 자신의 정당한 노력으로 성장했다고 보는지’에 대해서 ‘아니오’라는 응답이 70.7%로 ‘예’라는 응답 25.0%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았다. 우리나라 재벌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관치·정경유착 등의 지적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국민들이 이 부분에 대한 불신을 걷어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 정당한 노력으로 성장” 71%가 부정적
대기업들은 항변할지 모르겠다. 사회환원을 많이 하지 않았느냐고. 각 대기업들은 사회기부 재단을 대부분 갖고 있고, 최근 재벌 총수들도 상당한 액수를 사회에 내놓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렇지만 대중들은 여전히 대기업이 수익의 사회환원에 대해 인색하다고 느끼고 있다. ‘기업은 벌어들인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아니오’라는 부정응답이 74.8%였다. 

‘예’라는 긍정응답 20.3%를 월등히 앞서고 있다. 사회환원이 총수의 불법의혹에 대한 탈출구로서 시도된다든가, 여전히 중소기업과의 상생에 있어 소극적이라든지, 재단은 여전히 총수 내지 기업 영향력 하에 있다는 것을 대중들이 모를 리 없는 것이다. 대기업과 총수들의 재산 사회환원에 대해 진정성이 없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정치에서는 권력과 영향력 대신 가치를 추구하는 인물을 높이 평가하고 인정해주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앞으로는 시장과 기업, 기업인을 바라보는 데서도 강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대중들의 가치 중시 경향은 기업들의 생존과 성장을 좌우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위기의 모면을 위해서가 아니라 기업의 존속을 위해서도 진정성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 

윤희웅<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

KSOI의 여론스코프바로가기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