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밀레니엄 첫 10년의 마지막 해는 한국 사람들에게 어떤 사건으로 기억될까. 2010년 가장 기억에 남는 정치적 사건 혹은 이슈는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사건들이 다양하게 많았지만 ‘천안함 침몰’(37.6%)과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34.8%)이 다른 응답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았다.
![[KSOI의 여론스코프]“2010년 가장 기억나는 사건은 천안함·연평도” 72%](https://img.khan.co.kr/newsmaker/907/907_39a.jpg)
내내 논란이 되었던 ‘4대강 사업 추진’(10.3%)도, 최근에 있었던 ‘예산안 관련 국회 폭력사태’(7.0%)도 천안함과 연평도에 한참이나 밀렸다. 그 외에 ‘G20 정상회의 개최’(3.4%), ‘세종시 수정 논란’(3.1%), ‘6·2 지방선거 여당 패배’(1.1%), ‘민간인 불법사찰 논란’(1.0%),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협상’(0.8%), ‘김태호 총리 후보자 낙마’(0.6%), ‘스폰서 검사 논란’ (0.2%) 등도 응답 비중이 미미했다.
‘천안함’과 ‘연평도’를 합해 70%를 넘으니 올 한 해 키워드를 ‘북한’으로 삼아도 될 것 같다. 실제 북한 이슈의 민감도는 2010년을 거치면서 매우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그간 대북정책에 대한 논의는 계속되어 왔지만 사실 그 주목도는 높지 않았다. 지난 대선에서도 후보들의 대북정책은 유권자들의 우선 관심사항이 아니었다. 현 정부 들어서 이전과 다른 강경기조가 이어졌지만 대중들은 크게 우려하지도 관심을 보이지도 않았다. 하지만 천안함과 북한의 3대세습, 연평도를 거치면서 달라졌다. 그리고 대중들은 곧 정치세력과 주요 정치인들에게 대북정책에 대한 분명한 입장과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벌써부터 다음 대선에서는 경제와 복지 외에 대북정책이 주요한 쟁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51%
![[KSOI의 여론스코프]“2010년 가장 기억나는 사건은 천안함·연평도” 72%](https://img.khan.co.kr/newsmaker/907/907_39b.jpg)
한편 우리나라가 현재 나아가고 있는 방향에 대해서도 물었는데 부정적인 평가가 더 많았다. 우리나라가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부정평가가 50.7%였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긍정평가는 이보다 낮은 43.3%였다. 한편 ‘모름/무응답’은 6.0%였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긍정평가는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지역, 50대와 60세 이상의 고령층 등에서 특히 높았고, 반면에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호남지역, 30대와 40대 등에서 특히 높았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서도 뚜렷하게 구분이 되었다. 즉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과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는 긍정평가가, 반면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과 여당을 지지하는 않는 응답층에서는 부정평가가 월등히 높았다.
2010년 정치 만족도도 살펴보았는데 성적표는 내놓기 부끄러운 수준이다. 지난 한 해 한국정치에 대해서는 얼마나 만족하는지에 대해 ‘만족한다’는 긍정응답이 고작 21.9%였다. 반면 ‘만족하지 않는다’는 부정응답은 76.4%에 달했다. 사실 이 질문을 포함해 조사를 실시하지 않아도 대략 결과를 알 수 있는 경우가 있다. 가장 신뢰가 가지 않는 분야, 국가 발전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분야, 가장 개혁이 필요한 분야, 가장 만족스럽지 않은 분야 등을 묻는 질문들이다. 답은 언제나 ‘정치’다.
2011년 말의 조사에서는 모두를 웃게 하는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꼽히고, 우리나라의 방향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응답이 더 많아지고, 정치 만족도도 부쩍 높아지기를 기대한다.
윤희웅<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
조사개요
시기 2010. 12. 18~19.
방법 전화면접조사
대상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00명
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서 ±3.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