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에 대한 과욕은 내 가족을 담보로 한다
최근에 코스피(KOSPI) 지수가 2000포인트를 넘어서면서 펀드나 주식 투자에 대한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언론이나 증권사에서는 2011년 코스피 지수가 2400포인트는 될 것이다, 더 나아가서 3000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증권투자 역시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라는 게임 속에서 누군가는 큰 수익을 얻고 또 누군가는 큰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최근 진행한 상담을 예로 들자. 은행에 3000만원이 예치되어 있고 매월 350만원 정도의 불입 능력이 있는 고객이었다. 결혼한 지는 3년 되었고 아직 자녀는 없지만 아내는 출산과 더불어 직장을 그만둘 계획이다. 맞벌이인 데다 남편의 소득이 괜찮은 편이라 특별히 돈 걱정 없이 생활하고 저축도 어느 정도 하고 있어서 그런지 미래에 대해서 크게 걱정하는 인상은 없었다. 그러나 고객은 상담과정에서 느닷없이 현재의 은행 예치금과 매월 350만원의 여윳돈을 전부 펀드와 주식으로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증권투자에 대한 경험이 결코 많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내년에 주가가 더 많이 오른다고 하고 주위에 친구나 직장 동료들도 수익을 크게 보았다고 자랑을 하기에 주식시장에 뛰어들고 싶은 눈치였다. 그러나 만약에 그 투자가 실패를 하게 된다면 가장을 믿고 따르는 배우자에게, 앞으로 태어나게 될 자녀에게 결국 그 손실의 위험을 전가시키게 된다. ‘손실을 봐도 괜찮다’고 이야기하지만 막상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지면 그 뒷감당은 결코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앞으로는 절대 주식이나 펀드에는 투자 안 한다’는, 투자에 대한 왜곡된 판단을 만들게 된다.
돈이란 아끼고 모아도 그 늘어나는 속도가 빠르지 않고 기간도 오래 걸리지만, 그 목돈을 까먹는 데 드는 기간은 찰나의 순간만큼이나 짧다. 결국 고객과 좀 더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눈 후 기간과 투자상품의 위험을 분산하여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서 생활의 안정과 수익의 실현을 동시에 만들어가는 것으로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내 삶의 중심을 확실히 잡고 있어야 주위 사람들의 순간적이고 과장된 재테크 자랑과 ‘~했더라’는 소문에 흔들리지 않게 된다. 고객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내 삶의, 내 가족의 안정적인 삶을 담보로 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