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도가 살아 숨쉬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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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도오딧세이]간도가 살아 숨쉬고 있네!

때로는 아마추어의 노력이 빛날 때도 있다. <어! 발해가 살아 숨쉬고 있네?>(아이필드)라는 책을 읽고 난 뒤 느낌이다. 저자인 서울외고 박은선 교사는 사회생활학과를 졸업했고, 역사를 복수 전공했다. 현재 서울외고에서 사회 담당으로 정치와 법·사회 등을 가르치고 있다.

박 교사는 2005년 한햇동안 중국 연변의 한국학교에서 초빙교사로 근무했다. 이 기간에 발해와 간도의 현장을 직접 답사한 것을 책으로 묶었다. 이 책은 1부에서 발해, 2부에서 간도, 3부에서 용정에 대한 이야기를 각각 담고 있다. 제목은 발해에 초점이 맞춰 있지만 간도 관련 책으로서는 아주 훌륭하다는 평가를 내릴 만하다. 2부는 현장을 답사해 직접 역사의 미스터리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으로 서술해 현장감이 생생하다. 예를 들면 ‘토문강은 대체 어디?’라는 제목을 통해 토문강의 현재 위치를 추적해 나간다.

미션 임파서블- 토문강을 찾아라
토문강은 백두산에서 흘러 나가기 때문에 상류쪽 물줄기는 북한 쪽 영토에 있다. 이 강은 북한과 중국의 국경을 넘어 중국 땅으로 흘러 들어간다. 박 교사가 추적한 것은 중국쪽에서다. 박 교사는 이를 ‘미션 임파서블-토문강을 찾아라’라고 붙였다. 시행착오를 겪은 부분까지 낱낱이 기록했다. ‘보물찾기 그 첫 번째 시도, 보물찾기 그 두 번째 시도, 보물찾기 굳히기 판’이라는 표현 만큼이나 내용은 흥미롭다. 박 교사는 토문강의 어원이 되는 흙문, 즉 토문을 찾아내 사진에 담았다. 역사적인 기록이 있지만 눈으로 볼 수 없었던 토문의 존재를 살려 낸 것이다.

이 책의 또 다른 미덕은 간도의 역사가 압축됐을 뿐 아니라 저자의 객관적 시각이 잘 드러나 있다는 것이다. 간도 전문가들이 알고 있지만 쉽게 이야기할 수 없는 사실들이 여기에는 서슴없이 적혀 있다.

“많은 한국 학자들은 토문과 두만이 다른 강임을 두 나라 모두 알고 있었고, ‘동위토문’에서 가리킨 강은 두만강과 별개인 송화강의 지류 토문강이라고 반박한다. 과연 무엇이 맞을까? 나는 이 점에 있어서는 중국 학자들의 주장이 보다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목극등은 두만강을 염두에 두고 ‘동위토문’이라 적어 놓았지만 토문강을 두만강으로 착각한 채 정계비를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토문강을 두만강으로 오해한 것은 청의 중대한 실수였다. 이 뿐만 아니라 이후 200여 년 동안이나 석퇴와 토퇴가 어디에 놓여 있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조선이 토문강을 경계로 인식하도록 한 것 역시 큰 실수였다. 하지만 아무리 실수였다 하더라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그것은 청의 실수이지 조선의 실수는 아니기 때문에, 만일 토문의 무효를 뒷받침하고자 한다면 국제법상으로 볼 때 중국의 몫일 뿐 한국의 몫이 아닌 것이다.”

“이중하가 정해담판에서 국경으로 정하고자 애쓴 것은 토문강이 아닌 ‘홍토수’였다. 결국 이중하는 두만강을 국경으로 인정해버린 것이다.”

일부분을 발췌한 것으로 전체 문맥을 오해할 수 있지만 박은선 교사는 이 책에서 사실관계를 명료하게 써 놓았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객관적인 시각도 유지하고 있다. 박 교사는 “역사를 바라볼 때 감정적 민족주의는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간도는 현실적으로 중국 영토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과거의 역사가 어떠했다 라는 것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간도협약은 무효이지만 북한과 중국이 맺은 조·중변계조약은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실적으로 북한이란 국가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정도쯤이면 박 교사에게 간도에 관해서는 전문가란 호칭을 붙이고 싶다. 누구나 간도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그만큼 역사 분야에서 간도 전문가가 드물다는 사실이 서글프다. 박 교사의 책에 새로운 이름을 붙이고 싶다. ‘어, 간도가 살아 숨쉬고 있네!’

<윤호우 기자 ho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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