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더 이상 기만하지 말라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과연 배후세력 발본 색원 운운하는 공갈 협박이 먹힐까? 그게 먹힌다면 우리나라의 지난 10년은 정말 저들의 말대로 ‘잃어버린 10년’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디어다음 아고라에 ‘이락’이라는 네티즌이 ‘배후세력이라는 말로 국민을 더 이상 기만하지 말라’는 글을 올렸다.

현 정부와 정치권의 판단 능력 결핍은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지만, 촛불집회를 둘러싸고 배후세력을 발본색원하겠다는 입장을 접하면서는 그들 사고의 한계에 탄식할 수밖에 없다. 그들로서는 당최 배후세력이 없고서는 이와 같은 대규모 집회가 불가능하리라 판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뉴라이트나 몇몇 수구 기독교 단체에서 행하고 있는 어용, 관제 집회를 떠올려보면, 그들에게 수만이 모이는 집회란 주동하는 세력이 있을 때나 가능하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은 도무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인 것이다. 그들은 불법행위가 이루어지면 현장 연행하여 엄단하고, 배후세력은 끝까지 파헤치겠다고 당당하게 주장한다. 이 시점에서 불법이란, 말하자면 국민으로서 더 이상 가능한 방법이 없을 때 취할 수 있는 마지막 행위다. 숱한 평화적 집회에 대한 그들의 대답은 무엇이었던가? 잘못을 솔직하게 시인하고 국민에게 사과하였던가? 졸속 협상임을 인정하고 적극적인 재협상 의지를 보였던가? 그도 아니면 성난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세를 보였던가? 더 이상 평화로울 수 없었던 우리의 요구에 대한 그들의 대답은 단지 기만, 변명, 독단이었을 뿐이다. 불법? 차라리 불법이라도 하여 그들이 조금이라도 민심을 엿볼 수 있다면 수십 번, 수백 번이라도 불사하겠다. 배후세력? 내가, 수만 네티즌이 바로 이번 시위의 배후세력이다. 그들은 사이버 경찰청 홈피에 쇄도했던 ‘자수의 행렬’을 보고도 느끼는 것이 없단 말인가? 처음부터 끝까지 네티즌과 국민들이 시작했고, 지금까지 이끌어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배후세력을 잡으려거든 나를 먼저 잡아야 할 것이다. 나는 대선 전부터 이명박을 비판하는 글을 남긴 바 있다. 그런 이들이 어디 나뿐이던가? 잡아가라. 하나도 겁나지 않는다. 그들이 무엇을 해도 국민들의 성난 민심은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펌·펌·펌바로가기

주간경향 댓글 정책에 따라
이 기사에서는 댓글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