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수 익산시장은 결코 페미니스트는 아니다. 그런 그가 ‘여성 중심의 시정론’을 펴고 나왔다. 그는 도시개 발도, 교육지원도 심지어 산업단지 조성과 관광단지 개발마저도 ‘여성의 행복을 위해서’라고 말한다. 무슨 사연이라도 있는 것일까. ‘여성론’ 안에는 그의 시정철학과 시정목표가 담겨 있다. 2월 24일 익산 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익산시정의 방향과 목표를 들어봤다.
● 지난해 성과와 아쉬움은.
“지난해에는 안팎으로 많은 일을 겪었다. KTX 익산 정차역을 확정하고 지역 발전의 청사진인 중장기 발전 구상 및 역세권 개발 계획을 세운 게 큰 보람이다. 450만㎡ 규모의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주)넥솔론, 참다래유통사업단 등 굵직한 기업체를 유치하여 도시의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조류 인플루엔자(AI) 위기 극복, 전북대와 익산대 통합, 이리역 폭발사고 30주년 추모행사, 익산역사유적지구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등을 시민들과 함께하면서 자신감과 더불어 새로운 화합과 상생의 길을 열게 되었다.
서해안 시대를 맞아 중부 내륙의 교통 요지이며 자연재해가 없는 천혜의 조건을 가진 익산으로 많은 기업이 이전 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런데 이를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산업용지가 부족한 것이 아쉽다.”
● 올해 역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올해 시정목표를 ‘행복이 한걸음 더 다가오는 해’로 정했다. 이를 위해 4대 핵심 시책으로 여성이 행복한 도시, 깨끗한 도시, 자녀가 안전한 도시, 숲이 어우러지는 도시를 만들 것이다.
지난해 익산은 많은 기업을 유치했으나 실질적으로 인구 유입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는 가정 살림의 주도권을 쥔 여성이 익산을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 특히 여성이 선택하는 도시 익산이 될 수 있도록 여성 친화적인 도시환경을 구축할 생각이다. 산업단지 조성, KTX 역세권 및 원도심 개발, 미륵사지지구관광지 조성, 웅포관광지 조성, 함라한옥체험단지 조성, 교육발전 1차 5개년 계획 추진, 익산사랑장학재단 기금 조성, 고구마 종순 기지화사업, 친환경농업활성화, 농산물 유통센터 건립 등이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데 크게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 여수 세계박람회 개최와 새만금 개발 등은 익산이 서해안 시대에 교통 요지로 부상할 기회가 될 텐테.
“호남내륙의 철도교통 심장부에 KTX 익산 정차역이 생기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지난해 KTX 익산 정차역 확정, 역세권 개발 구상은 익산의 부가가치와 직결된다. 올해는 좀 더 구체적인 역세권을 개발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KTX 익산역 역세권 개발 방향은 지금 당장의 수요보다 앞으로 지역 발전을 수용할 수 있는 상업·업무·문화 공간 등 복합기능을 조성하여 익산과 전북지역 발전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려고 한다.
이 역세권 개발사업을 특화거리 조성, 창인시장 아케이드 설치 등 원도심 활성화 사업과 연계하여 지역경제의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이러한 교통 물류 인프라와 생명도시라는 지역 특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국가식품 클러스터를 유치할 것이다.”
● 전북도가 주도하는 국가식품 클러스터 사업의 전망은.
“식품 클러스터는 식품 수출 중심의 허브를 만들어 전북의 100년 먹거리를 해결하는 중요한 사업이다. 전북도청과 함께해온 익산은 오래전부터 열정을 가지고 지역 특성을 살려 생명·식품 산업의 중심도시가 되는 꿈을 키우며 준비해왔다. 익산은 지난해 7월 호남고속도로에 인접한 왕궁·흥암지구의 도시기본 계획을 완료하여 330만㎡ 규모로 식품산업전문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다른 지역보다 1년 6개월이나 빠르게 식품산업단지 등 주요 시설 공사를 바로 시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330만㎡ 규모의 산업 용지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준비된 식품 클러스터 도시라 할 수 있다.
또한 익산은 교통의 요충지로 식품 관련 기업, 학교, 연구소 등 인프라를 갖추었고, 쾌적한 주거, 우수한 교육, 문화, 레저 여건을 갖춘 식품 클러스터의 최적지라고 자부한다. 참고로 익산은 전주, 완주~익산~군산~새만금~김제, 정읍 델타벨트의 중심지이며 호남고속도로, 익산~장수 고속도로의 교차점으로 새만금, 세종시까지 20분, 수도권까지 90분 만에 닿을 수 있는 교통 요지다.
특히 2011년 완공할 예정인 KTX 고속철도로 익산과 서울이 60분대로 연결된다. 국내 최대 육가공업체인 하림, 오리온, 삼양식품, 참다래 유통사업단 등이 있으며 원광대학교 한의대, 전북대 생명과학대학, 호남농업연구소, 농업기술원, 축산연구소 등이 있다.”
● 풍부한 문화자원에 비해 관광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관광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여러 가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백제 왕궁터와 제석사지를 발굴 조사하여 백제 무왕대에 익산을 경영한 사실을 좀 더 확실하게 밝혀내고 발굴 유적을 정비하여 역사문화 체험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총 231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미륵사지지구 관광지를 조성하고, 185억 원을 들여 함라한옥체험단지를 조성하며 왕궁리 유적지, 쌍릉테마공원, 보석박물관, 웅포관광권을 연계한 관광지를 개발할 것이다.”
● 침체된 익산의 전통산업인 보석·석재·섬유산업의 활성화 전략은.
“섬유·보석 산업은 값싼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로 중국, 동남아 등 많은 기업체가 이주했지만 최근 중국시장의 장점이 줄어들어 점차 국내로 이전하려고 준비하는 기업체가 늘고 있어 익산을 대표하는 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관심을 쏟고 있다. 보석산업은 인적·기술적 잠재력과 인프라가 풍부하고 세계 시장 규모가 1000억 달러를 상회하고 있어 전망이 있다고 본다. 150억 원을 투자하여 전시판매장과 보석가공단지를 조성하고 관련 기업체를 유치하여 보석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해 전국의 뷰티산업을 주도해나갈 계획이다.
올해 5256㎡ 규모의 보석전시판매센터를 건립하고 8만6000㎡ 규모의 보석가공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섬유산업은 2012년까지 247억 원을 투자하여 닥섬유 제품개발, 신소재개발 상품화, 제품 브랜드화 및 마케팅 등으로 닥섬유니트패션 클러스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전라북도와 적극적인 공조체제를 유지하여 환경과 몸에 좋은 생활을 돕는 ‘섬유산업 로하스(LOHAS) 프로젝트’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생산에서 판매까지 산·학·연·관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일류 니트패션 도시로 발전해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우리 시 업체에서 신석기시대 빗살무늬 문양을 황등석에 되살린 물다듬 무늬석이 국내외에서 인기를 얻었다. 이러한 석재산업도 특구지정을 통해 환경친화적 산업으로 육성하고 2010년까지 67억 원을 투자하여 석제품 전시판매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김경은 기자 jjj@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