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석재·섬유산업
"KTX, 보석, 황등돌, 날씬이고구마, 순수미…” 익산의 상징이면서 익산을 지키고 살리는 힘이다. 1970년대 익산은 교통 요지이며 수출자유지역으로, 보석·석재·섬유산업과 농업도시로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1995년 도(이리)·농(익산) 통합도시로 새롭게 출발하면서 도시의 정체성을 제대로 찾지 못했다. 1970, 80년대 산업구조(석재, 섬유, 보석, 수출자유지역 공단)를 그대로 지탱하며, 교통과 소비도시로서 명맥도 유지하지 못한 채 인구유출과 경제, 심리적 공황에 빠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 보석산업의 메카, 옛 명성 되찾는다
주력산업인 보석산업은 3D 업종으로 몰려 중국의 값싼 노동력에 밀려 많은 보석세공 업체가 익산을 떠나 중국과 태국, 일본으로 공장을 옮겼다. 섬유산업 역시 값싼 중국산에 밀려 존폐의 기로에 몰렸던 게 사실이다. 전국 생산량의 70% 이상을 공급하는 석재산업 역시 영세하기는 마찬가지다. 익산의 위기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게 만들었다. 최근 익산이 제2의 도약을 통해 도·농이 조화롭고 살맛나는 지역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다시 한 번 용트림하고 있다. 우선 귀금속 보석산업을 활성화해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익산시는 국내 최대의 보석가공단지를 조성하고 이를 수출특화산업으로 육성해왔다. 익산의 자랑거리인 보석박물관과 왕궁보석테마관광지, 보석문화축제 등은 익산이 한국의 보석 메카로 불려도 손색이 없는 인프라다. 또한 익산은 지역대학에 귀금속공예과, 귀금속디자인학과, 귀금속공예과 등 인적·기술적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익산은 1976년 이후 30년간 세계적인 가공기술을 축적하고 외화를 획득한 지역으로 현재 국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고급 기술인력(금은세공, 보석가공, 다이아몬드 가공)의 대부분이 익산공단 출신이다. 보석산업은 세계 시장 규모가 1000억 달러를 상회하고 있고 부가가치가 높은 대표적인 산업분야다. 태국과 중국 등 값싼 노동력에 밀려 현지공장을 이전한 업체가 최근 속속 돌아올 채비를 하고 있다. 익산시는 중국과 일본으로 진출한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의향 조사를 실시하고 중국으로 진출한 19개 업체 대표 및 중역 관계자와 만나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익산 회귀 또는 제2공장 설립 등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지원정책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전국의 뷰티산업을 주도하기 위한 보석산업 클러스터 구축사업도 전시 판매장을 설치하는 2008년 국가예산을 확보함에 따라 힘을 얻게 되었다.
익산 황등석 연간 57억 일본으로 수출
익산의 석재산업은 전국 석재산업의 70%를 차지한다. 황등 농공석재단지는 국내 유일의 석재가공단지이며 낭산, 황등 채석장이 분포되어 있다. 석재산업과 관련한 귀금속, 보석, 석재 가공 자동화 및 디자인 연구개발기술 혁신센터와, 국내에서 유일하게 매년 60~70명의 석공예 기술자와 건축석재 기술자를 배출하고 있는 대한광업진흥공사 익산사업소가 있다. 신석기시대 빗살무늬 문양을 황등석으로 되살린 물다듬 무늬석은 전국은 물론 일본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익산시는 황등농공단지 내에 있는 (주)초석석재산업과 일본 쓰게석재(주)가 양해각서를 체결해 연간 500만 달러(한화 47억 원)의 황등석(빗살무늬석)을 일본으로 수출하는 길을 열었다. 석재 산업은 오는 2009년까지 109억 원의 사업비를 투자하여 석재산업특구지정, 석재전시판매센터 건립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폐석산을 활용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美)와 건강을 입는다!
익산시는 오는 2011년까지 214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닥섬유 니트패션 클러스트를 구축하여 닥나무 제품과 디자인 개발, 신소재 개발 상품화, 제품 브랜드화와 마케팅 등으로 니트, 패션의 일류 도시로 성장시켜나가는 한편 LOHAS(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 패션의류사업을 적극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현재 산업자원부는 충남 자카드직물, 전북 니트류, 대구·경북 화섬직물, 부산 모직물, 진주 견직물 등으로 특화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전라북도는 LOHAS 섬유분야를 특화시켜나갈 계획이다. 익산시에는 내의류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BYC, 태창, 쌍방울, 좋은 사람들 등이 있으며 염색가공에 적합한 수질의 공업용수가 풍부하고 한국니트산업연구원이 있다. 앞으로 패션·디자인의 개발, 고유상표 개발, 고기능성 소재의 개발 등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익산시는 전국 최고의 한의학 도시, 한방산업 도시라는 이미지를 최대한 활용하여 함열읍 다송리 일원의 한·양방의료와 연구단지특구를 49만5000㎡ 규모로 확대해 종합의료과학산업단지를 조성하여 한방 중풍 치료 병원, 한약제제 신약 연구개발센터, 한약재 품질시험 및 보증기관, 한방 치료 휴양 복합단지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익산시에는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및 한의학전문대학원, 한방과학연구센터, 약품연구소, 의과학연구소, 생명공학연구소, 한국전통의학연구소, 원광생체재료매식연구소, 한방과학연구소센터 등 대학과 10개 연구소가 있으며 약품 관련 산업체인 원광제약, (주)엘지화학, (주)두산 등 12개 기업체와 의료기기 관련업소 4개 기업체가 활동하고 있어 지역특화 전망이 밝다. 식품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 삼양식품, 하림 등 신규 확장을 지원하며 산업단지를 조성하여 식품 대기업 유치, 전북의 전략산업인 식품산업 관련 중소업체 유치 및 창업 등을 지원한다.
전통축제도 리모델링, 익산의 4대 축제를 하나로 통합 익산을 대표하는 4대 축제가 올해부터는 하나로 통합하여 열린다. 10월에 치르는 통합축제는 기존의 익산서동축제, 천만송이 국화축제, 돌문화 축제, 보석문화축제를 하나로 합친 것이다. “선화 공주님은 남모르게 사랑을 나누고 맛둥방(서동)을 밤에 몰래 안고 간다.” 익산은 국경과 신분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 즉 ‘서동설화’의 전설이 서려 있는 고장으로 유명하다. 2006년 왕궁리 유적에서 궁궐 성터가 확인되고 드라마 ‘서동요’의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 해마다 많은 사람이 찾았고, 익산시는 무왕과 선화공주의 사랑이야기를 서동축제로 재현하고 있다. ‘익산천만송이 국화축제’는 도·농이 조화를 이룬 행복한 도시 익산과의 만남, 찬란한 오색빛과 감미로운 향의 천만송이 국화와의 만남, 친환경자연농법으로 생산한 웰빙 농·특산품과 특별한 만남을 마련했다. 또 50m 국화인절미 만들기, 시민국화작품 콘테스트, 민속놀이, 국화품종 전시, 국화 관련 체험 행사 등이 볼거리다. ‘익산보석축제’는 보석의 도시라는 명칭답게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조성된 귀금속 공단에 100여 업체가 입주하고 있다. 익산보석축제에서는 우수한 세공기술을 자랑하는 숙련공이 가공 생산한 보석의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다. 관광객이 참여할 수 있는 보석가공 체험 코너, 보석 무료 감정, 보석 무료 세척, 익산 가족한마당 등 다양한 이벤트도 볼거리다. ‘돌문화축제’는 익산이 마한, 백제 거석문화의 숨결을 잇고 있는 지역으로 미륵사지석탑, 왕궁리 5층 석탑, 연동리 석불입상 등 과거 찬란했던 석조예술 문화재가 산재되어 있는 고장임을 상징하는 행사다. 관내 270여 업체가 함열, 황등, 여산 등 집단적으로 분포하고 있어 전통적으로 석재산업이 발달해왔고 백제 아사달의 전통을 이어받아 우수한 석공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일깨워주고 석재문화의 발상지로서 익산을 대외적으로 널리 알리기 위해 매년 토속적이고 고유한 민속놀이 축제행사로 승화시켜오고 있다. |
<김태열 기자 yolkim@kyunghyang.com>